솔섬·임원항 어촌정취 물씬
망상해변 명사십리 전망 장관
바다부채길·BTS 명소 인기
남애항 가을 일몰풍경 으뜸
대포항·아바이마을 갯배체험
왕곡마을 등 문화유산 즐비

▲ 고성 청간정.
▲ 고성 청간정.


‘7번 국도’는 국민 여행지인 동해안을 종주하는 도로이다.길게는 남쪽 부산에서부터 한반도 최북단,지금은 갈 수 없는 함경북도 온성까지 이어지고,대륙을 내달리는 ‘아시안 하이웨이’가 된다.그 가운데 허리 쯤에 강원도 구간이 자리잡고 있다.고성군 현내면 명호리∼삼척시 원덕읍 월천리가 7번 국도로 연결된다.강원도 구간의 전체길이는 213㎞,무려 500리 길이 넘는다.동해안을 북에서 남으로 종주하는 도로이기에 길은 대부분 바닷가와 백두대간을 끼고 내달린다.차장 밖으로 푸른 파도가 넘실대고,한반도의 허파로 통하는 백두대간의 울창한 숲이 눈부시게 펼쳐지니 그냥 차를 타고 달리는 것 만으로도 호사가 된다.때는 중추가절,호시절.고향을 동해안에 둔 귀성객들은 7번 국도의 풍광을 만나는 기대에 설레고,연휴 여행객들은 ‘낭만가도’의 멋을 만끽할 수 있으니 7번 국도는 또 한번 ‘국민 힐링로드’가 될 것이다.


7번 국도 강원도 구간의 최남단은 삼척시 원덕읍 월천2리에서 시작된다.월천2리와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나곡리가 만나는 강원·경북 경계를 지나면 드넓은 4차선 도로가 강원도 북단을 향해 내달린다.가장 먼저 만나는 명소는 ‘솔섬’이다.삼척 가곡천 하구의 하천 한가운데 300여평 규모 모래톱으로 이뤄진 솔섬은 송림이 빼곡이 들어차 매혹적인 운치를 자아내기에 종종 사진 작가들이 진을 치는 곳이다.아침 여명 즈음이나 해질녘에 솔섬 주변 7번 국도를 지나는 여행객이라면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바다와 백사장,하천,송림이 어스름과 어우러지는 몽환적 매력을 ‘즐감’하는 기회를 놓치지 말 것을 권한다.

솔섬을 지난 7번 국도는 임원항과 ‘한국의 나폴리’로 통하는 장호·용화리,맹방 해변,정라진항,죽서루를 거쳐 북상한다.국도변 작은 쉼터에서 임원항의 전경을 눈에 담는 것도 큰 즐거움이고,장호·용화리에 들러 호젓한 어촌의 정취를 만끽하는 것도 탁월한 선택이다.

동해시 구간에 들어서면 추암과 망상 해변,북평5일장,묵호항이 나그네를 반긴다.특히 망상해변∼강릉시 옥계면 도직리를 연결하는 구간은 4차선 대로가 해변을 관통하듯이 내달린다.바닷가 언덕의 전망 좋은 곳에서 망상해변의 명사십리를 굽어보노라면 세상 시름이 파도에 씻겨가는 듯하다.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이곳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한가위 보름달은 유난히 크고 농익은 빛깔을 자랑하니 직접 확인해 보시라.

강릉시 구간은 옥계면∼시내에 다다를때까지 20여㎞가 대부분 2차선이다.제한 속도도 60㎞로 뚝 떨어지는 ‘슬로우 로드’다.예전에는 동해고속도로였으나 2000년대 초에 동해안에 4차선 고속도로가 신설된 뒤 옛 고속도로가 국도가 됐으니 역사의 뒤안길로 밀린 도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느림의 미학을 체감하는 그 길에서 핸들을 조금만 틀어 바닷가로 향하면 금진해변과 헌화로,바다부채길,정동진 등의 국민관광지들이 바통을 이어받듯이 나그네를 유혹한다.

강릉시내에서는 경포호를 그냥 지나쳐서는 안될 일이다.4.3㎞ 호반 주변으로 오죽헌과 선교장,경포대,참소리 축음기 박물관,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등의 역사문화유적과 생태기적의 현장인 가시연 습지 등이 즐비하니 그대로가 역사·자연 박물관이다.사천·연곡과 주문진항을 지나 주문진해수욕장이 있는 향호해변에서는 ‘BTS 버스정거장’을 만날 수 있다.이곳은 최근 한국관광공사에서 해외 BTS 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BTS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은 한국 관광명소 TOP 10’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미항(美港)’으로 유명한 ‘남애항’에서부터 시작되는 양양군 구간은 관광과 서핑의 천국이다.남애항은 사시사철 아름다움을 뽐내는 항구지만,해질녘 일몰 즈음에 노을과 함께 만나는 풍광이 압권이다.선선한 가을날,항구 주변의 바닷가를 연인과 함께 걷는다면,그 사랑은 남애항의 풍광처럼 진하게 남을 것이다.북상하는 7번 국도는 쉴휴(休)자가 두번 반복되는 ‘휴휴암’을 지나 38선휴게소에 다다른다.과거 남북이 38선으로 갈렸던 역사의 현장은 이제 기사문항과 함께 7번 국도 여행객들이 쉬어가지 않으면 안되는 관광 명소가 됐다.백사장과 바다가 휴게소 마당 처럼 펼쳐지니 여행객들은 쉬이 떠나지 못한다.양양군 구간에는 이름만대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죽도,하조대,낙산,물치 등의 명소가 즐비하니 7번 국도 여행의 ‘백미 코스’라고 할 만하다.속초시 구간에서는 저 유명한 대포항이 7번 국도를 친구 삼아 기다린다.양양 낙산∼속초 대포를 잇는 7번 국도는 어디에든 차를 세우면 바다가 품안에 뛰어들고,국민들의 로망인 설악산이 어서오라고 손짓한다.대포항은 각종 횟감을 무한정 제공하며 설악산과 함께 관광도시 속초를 웅변해왔다.속초에 차를 세우고 외옹치 ‘바다향기로’와 청호동 아바이마을의 수로를 건너는 ‘갯배’를 체험하는 것도 7번 국도 여행의 큰 선물이다.설악산 울산바위를 곁에 끼고,고성군에 들어서면 더 이상 갈 수 없는 최북단 통일전망대까지 기나긴 관광로드가 펼쳐진다.

고성은 군청과 읍·면 사무소가 모두 국도변에 위치하고,주민의 70% 이상이 국도 인근에서 생활하는 ‘7번 국도

▲ 강릉시 옥계면 도직리~동해시 망상동을 잇는 7번 국도.
▲ 강릉시 옥계면 도직리~동해시 망상동을 잇는 7번 국도.

도시’이다.봉포를 지나 기암절벽 위 한폭의 진경산수화인 청간정,송지호,화진포 등의 관광명소가 7번 국도를 따라 즐비하다.

천년 고성시장,거진 전통시장에서 상인들과 정담을 나누며 물건을 구입할 수 있고,고성 왕곡마을과 문암선사유적지,각자교육전수관 등에서 문화유산의 향기에 취할 수도 있다.

7번 국도는 고성 통일전망대에 즈음해서 아쉬운 여정을 마친다.통일전망대 너머 북고성 지역에 해금강과 삼일포,금강산 등의 절경이 기다리고 있지만,더 이상 갈 수 없다.분단의 장벽에 막힌 나그네는 ‘고성 DMZ 평화의 길’을 걸으며 아쉬움을 달래고,통일을 기원한다. 최동열

▲ 물회.
▲ 물회.

■ 해산물 천국 7번 국도

강원도 동해안 7번 국도는 해산물 천국이다.213㎞ 국도 길을 따라 물곰과 복어,명태,물망치,삼숙이 등을 시원하게 끓여내는 맛집들이 곳곳에서 미식가들을 반긴다.담백하게 끓여내는 맑은탕도 좋고,얼큰 칼칼한 매운탕도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입맛을 되살리는데는 제격이다.각종 물횟집도 바닷가마다 널려 있는데,올해는 동해안 대표어종인 오징어 어획량이 다소 되살아나면서 오징어 물회도 심심치않게 맛 볼 수 있다

잘익은 김치와 흐물흐물한 생선인 곰치를 넣고 끓이는 곰칫국과 홍합을 넣고 끓인 섭국,통해안 토속 민물어종인 꾹저구탕 또한 7번 국도 여행의 별미다.함흥냉면과 막국수 집도 7번 국도를 따라 주변 도처에서 압맛을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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