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길




렌즈에 반사된 그림자

햇빛 차단장치로 몽상에 빠진다

쿠키항아리에 손을 넣고 쿠키를 먹지 않았다고

썩은 냄새가 더 향기로울 때도 있지

동강난 초 같은 냉혈한도 있지

인형들이 사다리를 오르지만

너무 빡빡이 살단 항상 놓치는 기회

시커먼 발에 걸려 넘어지는 건 여린 짐승이지

마치 낮은 자에게 더 낮추라는 듯

가끔은 창이 벽이 되는 거대한 괴물이 있지

스프링과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세상

비누 거품 같은 세상에 현기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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