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에 태풍 ‘링링’ 북상
과수 낙과·침수 우려 긴장·한숨
“이른 추석에 날씨까지 안 도와줘”


“추석 대목이 코앞인데 가을장마에 태풍까지…,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허탈합니다.”

늦장마에 이어 태풍까지 북상하면서 추석 대목을 앞두고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농민들이 한숨만 내쉬고 있다.5일 양구의 한 사과농장.2만3140㎡(7000평) 규모의 과수원에서 7년째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이근우씨는 태풍이 북상한다는 소식에 이른 아침부터 나뭇가지와 나뭇가지를 단단히 묶는 작업을 했다.태풍으로 인한 낙과를 예방하기 위한 작업이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이날 영서 중북부를 중심으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시간당 30㎜ 안팎으로 쏟아졌다.춘천·화천·철원과 북부산간에는 오후 3시30분을 기해 호우주의보까지 발효됐다.이씨는 “추석 대목을 보기위해 한창 수확을 해야하는 시기인데,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비가 잠깐 그치면 그때 빨리 나가 수확을 하고 비가오면 낙과를 치우고 실내작업을 하고 있다”고 허탈감을 드러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시설 하우스 농가도 비상이다.강한 비바람에 비닐하우스가 부서져 침수피해를 본다면 애써 기른 과일이 상품성을 잃기 때문이다.평창,양구 등 도내 멜론농장은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출하시기를 맞았지만 일손부족으로 당장 출하는 어려운 상황인데다 태풍 소식에 배수로에 쌓인 흙을 치우고 물길을 만들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평창에서 8년째 멜론농장을 운영하는 A(60)씨는 “이번에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이 온다고 해서 걱정이 많다”며 “아무런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가기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제13호 태풍 ‘링링’이 점점 크고 강한 태풍으로 발달하고 있어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강원도는 오는 7일 새벽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전망이며 특히 많은 비와 함께 최대순간풍속 시속 90~125㎞(초속 25~35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태풍은 특히 바람을 조심해야 한다”며 “수확기 농작물 피해,공사장·건물 등 시설물 파손 및 2차피해 등에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종재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