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국 ‘철통방어’ 주력…동양대 표창·몽골 봉사 등 의혹별 변론도
“조국포비아, 의혹보도 상당수는 정치공세”…“檢, 사임시키려 칼 휘둘러”
한국당, 낙마 ‘파상공세’…동양대총장 통화내역·문자 공개하며 총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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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계속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 가족관계증명서를 찢어버리고 있다. 2019.9.6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계속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 가족관계증명서를 찢어버리고 있다. 2019.9.6

우여곡절 끝에 6일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총성 없는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를 문재인 정부의 사법개혁을 이끌 적임자라고 강조하며 철통 방어에 주력했다.

아울러 ‘조국 의혹’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에 거듭 견제구를 날렸다. 야권에서 제기된 몇몇 핵심 의혹에 대해서는 ‘대리 해명’도 자처하며 ‘조국 사수’에 안간힘을 썼다.

한 달여간 전방위적 의혹을 제기해 온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낙마를 이끌 결정적 한 방을 노리며 총공세를 퍼부었다. 공식적인 검증 무대인 만큼 새로운 의혹들도 동원, 자진사퇴 압박에 화력을 집중했다.

▲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6일 오후 속개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동양대 총장과 통화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2019.9.6
▲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6일 오후 속개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동양대 총장과 통화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2019.9.6

여야 공방전은 첫 질의자로 나선 민주당 표창원 의원의 발언을 시작으로 불을 뿜기 시작했다.

표 의원은 “검찰은 후보자 가족에게 망신을 주고 흠집을 내고 있다. 인사청문회 전에 후보자를 사임시키겠다는 것”이라며 “국회의 고유 권한인 인사청문회가 검찰에 강탈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태섭 의원도 “인사청문회를 불과 며칠 앞두고 강제 수사에 나선 검찰 행태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며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권력기관이 마음대로 칼을 휘두르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정성호 의원은 “‘조국 청문회’인지 후보자의 ‘딸·아내 청문회’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후보자보다 배우자와 딸 삶의 과정이 다 공개됐다”며 야당과 언론의 무차별적 의혹 제기와 아울러 피의사실공표 의심을 받는 검찰에 날을 세웠다.

이철희 의원은 “대통령 지명 이후 한 달간 언론 보도량을 보면 네이버 기준 118만건에 달한다”며 “이 중 상당수는 정치공세로 보인다. ‘조국 포비아(공포증)’가 있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조국 얘기만 나오면 난리법석”이라고 했다.

이어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검찰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수사를 대선 이후로 유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시점에 검찰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잘 알려주는 사례”라며 “대통령 인사권과 국회의 청문권이 대결하고 있는 이 때에는 검찰이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권에서 제기한 의혹마다 조목조목 해명하기도 했다.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열린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9.6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열린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9.6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시절 특혜 장학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2015년 서울대 장학금 수령 현황을 보면 학부생의 79.9%, 대학원생 89.5%가 장학금을 받았다. 10명 중 9명에 후보자 딸이 포함된 것”이라며 “후보자 딸의 장학금 수령이 적절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비난이 과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박주민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이 한영외고 재학 시절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몽골 봉사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해 보니 당시 코이카가 자원봉사를 보내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며 “한영외고 학생들은 코이카가 직접 보낸 자원봉사가 아닌 몽골 축산마을 개발지원사업을 통해 보내진 봉사단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조 후보자 딸이 고교생이었던 2008년 단국대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의혹과 관련, “제1저자 등재 선정과 관련한 기준은 당시 (논문이 게재된) 대한병리학회 규정이 없었다”며 “2012년 뒤늦게 생긴 규정을 기준으로 봤을 때 부정행위가 될 수 있으며 이는 조 후보자가 기자간담회에서 했던 얘기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의 동양대 표창장이 위조됐다는 의혹 제기에 “최성해 동양대 총장 명의로 일련번호가 다른 표창장이 수십 장 나갔다. 제가 확인한 것만 18개”라며 ‘1년간 최소 100명 이상에 수료증과 상장이 나갔다’는 동양대 행정직원 녹취를 틀기도 했다.

이어 김 의원은 “고려대학교 학생이 유학을 가든 대학원을 가든 동양대 표창이 솔직히 뭐가 필요하겠느냐”라고 언급해 ‘지방대 비하’ 논란을 빚었다.

백혜련 의원은 조 후보자 부인이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 보낸 휴대전화 문자를 두고 한국당 의원들이 위증교사·증거인멸 시도라고 주장하자 해당 메시지를 직접 읽어내리며 “이런 내용을 과연 협박이나 청탁으로 볼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최성해 총장은 25년이나 총장을 했다고 한다. 그 기간 수많은 표창장을 발행했을 텐데 ‘7년 전 이런 표창장을 준 적이 없다’고 어떻게 확실히 말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정성호 의원은 “야당은 후보자 집안에서 웅동학원을 이용해 뭔가 엄청난 이득을 취한 것처럼 이야기한다”며 “그러나 후보자 부친과 동생은 웅동학원을 인수하고 살리는 과정에서 망했다. 채무를 다 뒤집어 쓴 철저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왼쪽)이 질문하고 있다. 2019.9.6
▲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왼쪽)이 질문하고 있다. 2019.9.6

한국당은 조 후보자 부부와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통화 사실은 물론 조 후보자 딸의 서울대 인턴활동 허위 의혹 등 새로운 의혹들을 중심으로 파상공세를 가했다.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최 총장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공개하며 ‘1번 통화했다’는 조 후보자의 해명과는 달리 조 후보자의 부인이 모두 2차례 통화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통화내역을 보면 조 후보자 부인은 딸의 표창장 의혹 보도가 나오기 직전인 4일 아침 4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었으며 실제 통화는 2차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최 총장도 후보자 부인에게 전화를 4번 건 것으로 기록돼 있다.

김 의원은 “4일 오전 7시 38분. 이 통화에서 후보자 배우자는 전화를 후보자에게 바꿔줬고, 이후 2번은 최 총장이 안 받으니 다시 오전 8시 12분에 전화를 걸어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원은 조 후보자의 부인이 지난 4일 최 총장과의 통화 이후 보낸 문자메시지 전문도 공개, 위증교사 및 증거인멸 시도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김 의원은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 보도가 나온 4일 오전 11시경에 후보자 부인은 최 총장에게 ‘그대로 대응해 주실 것을 부탁드렸는데 어떻게 기사가 이렇게 나갈 수 있을지요’라고 항의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공개한 메시지에는 ‘딸의 문제를 넘어서서 희대의 사기꾼처럼 되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에선 실제로 많은 일을 부서장 전결로 처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 않습니까. 부디 이러한 기사가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팩트와 상황에 대한 현명한 해명을 부탁드립니다. 이러저러한 일로 학교와 총장님을 곤란하게 한점 깊이 송구합니다’라는 내용도 담겼다.

▲ 더불어민주당 장제원 의원이 6일 오후 속개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2019.9.6
▲ 더불어민주당 장제원 의원이 6일 오후 속개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2019.9.6

장제원 의원은 “조 후보자는 지난 2일 국회 기자간담회 때 의혹이 생기기 때문에 해당 관계자들과 통화하지 못한다고 해놓고 뒷구멍으로 (최 총장과) 의심스러운 통화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 후보자 가족은 ‘거짓 패밀리’다. 위증 교사·증거인멸 혐의가 있는 사람이 법무부 장관 후보 좌석에 앉아 있는 장면을 국민들은 목도하고 있다”며 “조 후보자는 불법과 반칙과 특권으로 딸에게 의사 자격증을 안기려는, 딸의 가짜인생을 만들려는 플랜을 짰다”라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부부가 돌아가며 동양대 총장과 통화했는데 조 후보자는 ‘그렇게 해주면 안 되겠냐, 그래야 총장님도 살고 정 교수(조 후보자 부인)도 산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핵심 쟁점인 조 후보자 딸의 학사비리 및 특혜 장학금 의혹에 대한 추궁도 이어졌다.

주광덕 의원은 “후보자 딸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 이력이 허위로 밝혀졌다”며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인턴십 증명서 발급 대상에 후보자 딸은 없다. 고등학생이 아예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 후보자를 향해 “후보자의 아들도 한영외고 2학년인 2013년 7월부터 한 달간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세터에서 인턴 활동을 했다”며 “2017년 12월 연세대 정외과 대학원 입학 시험을 두 달 앞두고 인턴십 증명서 발급을 받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또 주 의원은 “딸이 받았다는 동양대 총장 표창장은 누가 봐도 위조됐다는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며 “후보자 아내가 원장으로 있는 동양대 어학교육원에서 ’셀프 표창‘을 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 2일 오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개의를 놓고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오른쪽)이 여상규 위원장 발언 관련 설전을 벌이고 있다.2019.9.2
▲ 2일 오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개의를 놓고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오른쪽)이 여상규 위원장 발언 관련 설전을 벌이고 있다.2019.9.2

장제원 의원은 “후보자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으로부터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만 주는 생활비(16만9천원)까지 장학금으로 타 갔다”며 “후보자 인생의 가치나 철학에 의하면 후보자는 장학금을 나눠줘야 하는 사람이다. 잔인하리만큼 작은 액수까지 장학금을 타 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은재 의원은 “2013년 5월부터 12월까지 조 후보자 배우자는 동양대 어학연구원장으로 있으면 딸을 연구 보조원 자격으로 만들고 인건비를 총 160만원을 지급했다”며 “연구비를 지급할 때는 반드시 금융기관 계좌로 입금하도록 돼 있으나 현금을 입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딸에게 용돈을 주기 위해 공문서를 위조해 국비를 횡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조 후보자 부부, 특히 배우자의 ’딸 사랑‘, ’딸 스펙 관리‘가 눈물 겹다”며 “후보자 가족은 명백한 위법을 저질러 구속이나 실형을 면치 못할 텐데 본인과 관계 없다며 법무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한국당 소속인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도 “앞으로 (조 후보자 가족이) 구속될 지도 모른다.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며 “그런데 장관직이 무슨 의미가 있죠. 그런 데도 (거취 여부를) 결정 못하느냐”며 자진사퇴를 압박했다.

정점식 의원은 “우리는 불법에 분노하는 게 아니다. 편법, 위선, 그리고 ’엄마 찬스‘, ’아빠 찬스‘를 이용해 딸이 부정하게 입학했다고 의심하며 분노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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