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벅 펀딩 115% 달성
강원대 후문 개관
관람석 70석 규모 조성
개관 첫 주말 거의 만석
인근 상권 모처럼 활기
20일부터 자체기획
‘뷰티풀라이프’ 장기공연

▲ 2019 춘천연극제 대상수상작 앵콜 기획공연 ‘그날이 올텐데’ 공연시작을 기다리는 관람객들.
▲ 2019 춘천연극제 대상수상작 앵콜 기획공연 ‘그날이 올텐데’ 공연시작을 기다리는 관람객들.

▲ 2019 춘천연극제 대상수상작 앵콜 기획공연 ‘그날이 올텐데’
▲ 2019 춘천연극제 대상수상작 앵콜 기획공연 ‘그날이 올텐데’

▲ 지난 4일 강원대 후문에 개관한 상설소극장 ‘연극바보들’ 인근이 공연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 지난 4일 강원대 후문에 개관한 상설소극장 ‘연극바보들’ 인근이 공연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1.40평 소극장 춘천 등장
“엇,못보던 공연장이 생겼네? 연극 볼 수 있나요?”

학생들의 발길이 점차 뜸해지고 있는 한 대학가,작은 소극장의 등장으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지난 4일 강원대 후문에 문을 연 강원도 최초의 상설소극장 ‘연극바보들’ 이야기다.40평 남짓의 소극장은 춘천에 상설소극장이 생기길 염원하는 도민의 힘이 모아져 만들어졌다.지난달 28일 1000만원을 목표로 텀블벅에서 진행된 펀딩은 115%(1154만8000원)에 이르며 목표액 달성에 성공했다.

이곳에서는 지난 4일부터 한 코미디 연극 ‘그날이 올텐데’가 무대에 올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공연 일주일 전부터 10회차 공연 전체가 매진됐다.지난 6일에는 현장 취소표를 노리며 공연장에 방문했다가 14명의 관객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공연장은 70석 규모로 만들어졌지만 10여석의 의자를 더 구매했고 이도 모자라 관객들은 계단에 앉았다가 배우가 등장하면 일어서 비켜주는 진풍경마저 펼쳐졌다.


#2.수상작품 속에 빠진다
연극 ‘그날이 올 텐데’는 2019 춘천연극제에서 113대 1의 경쟁을 뚫고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2019년 10월 18일 지구가 종말된다는 예견 아래 두려움에 떠는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다.사과밭 주인,컴퓨터 천재,7급 공무원,복부인,대학교수 등 생존을 위한 벙커를 짓기 위해 사과밭에 모인 사람들.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 싸우며 이기심의 끝을 보여준다.

이번 작품은 춘천연극제가 1993년 첫 개최 이후 처음으로 대상 수상작을 앵콜 기획공연으로 무대에 올린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허재헌 춘천연극제 이사장은 “연극제 경연 기간에는 두 번만 공연돼 시민 중 180여명만 관람할 수 없는 실정이라 아쉬움이 남았다”며 “우수 공연을 보다 많은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앵콜 기획공연을 마련했고 뜨거운 반응을 얻은만큼 앞으로도 매년 대상작을 시민에게 장기공연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3.태풍 뚫고 관객들 즐거워한다
개관 나흘째인 지난 7일.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단체 고객이 공연을 취소하기도 했지만 만석에 가깝게 객석이 채워졌다.궂은 날씨를 뚫고 찾아온 관객들은 박장대소하며 연극의 매력에 빠져들었다.주말 공연인 만큼 가족 관객이 많이 찾은 이날,현장 분위기에 따라 공연이 달라지는 극예술의 특성상 어린 관객들의 열정적인 호응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공연을 관람한 춘천 토박이 최웅(춘천·27) 씨는 “연극을 좋아하지만 보기 위해서는 서울까지 갔어야 했는데 강원대 후문에도 상설소극장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연극을 보러 왔다”며 “강원대 후문에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이 찾아와 활기를 띄는 것에 놀랐고 춘천의 대학생들도 이제 연극을 즐기는 새로운 문화가 생길 것 같다”고 기대했다.


#4.인근 상권 박수 이어진다
강원대 후문 상권에도 벌써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공연시간 즈음을 전후해 다양한 나이대의 관람객들이 소극장 근처에 몰려들기 시작했고 공연이 끝난 후에는 카페나 음식점에 방문,공연 후기를 나누는 모습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강원대 후문 상인들도 이를 체감하고 있다.공연장 측에 공연 기간 배우들의 저녁식사를 상인들이 번갈아 대접하겠다고 밝히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지역 연극계와 함께 공연을 홍보하기 위한 거리 버스킹 공연 등을 함께 마련하는 방안도 논의하는 등 호응이 크다.

30여년 동안 강원대 후문에서 장사를 해온 이완형 구이가 대표(강대상가번영회 수석부회장)는 “강원대 후문 상가들의 매출이 7∼8년 전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공연장이 들어서 상인들의 기대가 크다”며 “곧 ‘차 없는 거리’가 곧 조성되면 서울 홍대나 대학로처럼 다양한 연령층이 문화를 즐기는 문화의 거리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연극제 공연이 종료된 후 오는 20일부터는 자체기획으로 장기공연에 들어간다.서울 대학로 평점 1위의 연극 ‘뷰티풀 라이프’다.

연극바보들을 운영하는 장혁우 사회적협동조합 무하 이사장은 “공연장을 짓기 위해 많은 분들이 힘을 실어주신 만큼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버텨내겠다”며 “상설공연을 통해 우수한 공연들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승미 singm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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