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현




풀칠로 목욕하고 눈살이 옷 입는다

백일홍 꽃잎 넣은 창호지 고운 자태

햇살로 다림질해서 옷매무새 갖췄다



담장 위 누런 호박 가을 담아 차오르면

짚 멍석 누워있는 속 보인 붉은 고추

황금 씨 허리춤 차고 행차하는 방앗간



세상의 가을빛이 마을에 내리는 때

아버지 지게 타고 밤 털러 오르는 길

신난다 지게 작대기 춤을 추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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