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는 의사들전’
한국미술의사회 14번째 전시회
28일까지 영월 제이큐브미술관
의사들의 희망 지역사회와 공유
그림책 ‘평화로운 탄생’
영북지역 유일 분만병원 운영
김균하 원장 출산 과정 책 출간
“건강한 출산문화 확산 기대”

청진기를 두르고 메스를 드는 흰 가운의 의사들이 작가로 변신했다.원주에서 진료활동을 펼치는 의사들이 전국의 동료 의사들과 함께 영월에서 회화 작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전문영역을 바탕으로 따뜻한 그림책을 쓴 속초의 산부인과 의사도 있다.의사들의 예술활동은 의사 자신의 고립된 감정을 풀며 진료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돕는 창구인 동시에 환우들과 나누는 정서적 위로이자 교감이다.

# 그림 그리는 의사

▲ 임동란 작 ‘coquimbo’
▲ 임동란 작 ‘coquimbo’

강원도를 포함해 전국에서 활동하는 의사 25명이 진료시간을 쪼개 그려낸 회화 작품들이 영월 제이큐브미술관에 모였다.

한국미술의사회 주관으로 열리는 제14회 ‘그림 그리는 의사들전(展)’.매년 전국을 순회하는 이번 전시는 2014년 원주에 이어 5년만에 다시 강원도에서 열린다.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밝음의원의 임동란 의사가 한국미술의사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임 회장은 강원미술협회에서 활동하면서 치악예술관과 횡성 자작나무숲 미술관에서 2차례 개인전을 가진 작가다.

임 회장의 미술활동 덕에 그가 진료활동을 펼치는 밝음의원 안에는 갤러리도 있다.병원 복도의 빈 공간을 활용한 ‘밝음갤러리’.조합원 작품전이나 작가 초빙전,사진전 등이 열리는 공간이다.

다른 병원 환우들의 그림이나 미술치료 작품들을 발표하는 장으로도 활용,지역사회와 미술로 소통하고 있다.원주의 고려가정의원 고미경 원장도 이번 전시에 ‘푸른 자작나무숲’을 출품했다.가정의학과 전문의로 강원미술대전에서 연달아 입상했고 원주시민작가 초대전에도 참가하고 있다.고 원장은 “상당히 고립된 의사의 일상에서 취미를 살려보고 있다”고 했다.이번에 출품하지 않았지만 속초 김봉수 외과의원의 김봉수 원장도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장우순 제이큐브 미술관장은 “고도의 집중력과 정신적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의사의 일상 속에서 그림은 삶의 위로이자 사람들과의 내밀한 정서적 대화가 된다고 한다.그런 의미에서 정신적 삶의 풍요로움을 실천으로 보여주는 전시”라고 했다.

임 회장은 “의사라는 전문직이라는 이유로 주목받을 수 있겠으나 예술에 대한 갈망은 누구에게나 있다.가지 않았던 길을 추구하는 보편적 희망은 의사도 다르지 않다”면서 “그런 과정에서 나온 작품들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시 개막은 21일 오후 6시.전시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 책쓰는 의사

“임신은 축복이고 선물이며,출산은 우주의 탄생만큼이나 성스럽고 신비한 순간입니다.”



영북지역 유일의 분만병원인 속초 중앙산부인과 김균하(사진) 원장이 아기가 세상을 만나는 경이로운 순간에 일어나는 일들을 담은 사랑스럽고 따뜻하고 진지한 그림책 ‘평화로운 탄생’을 출간했다. 지난 해 합계출산율 0.98명으로 세계 최하위 초저출산 시대에 진입한 우리나라의 심각한 인구문제를 고려해볼 때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탄생의 신비로움을 전하고 있어 의미가 크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산모와 아기가 주인공이 되는 평화로운 탄생을 강조하고 있다.아가를 만나는 출산의 여정 그 마지막 단계를 뱃속 아기의 입장과 부모의 마음,그리고 김 원장의 조언을 구어체 형식의 글과 홍학순 화가의 사랑스러운 그림으로 엮었다.아기의 탄생 과정이 왜 평화로워야 하며,태아와 산모에 대한 작은 배려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지를 누구나 쉽게 이해하기 쉬운 그림과 이야기로 만날 수 있게 구성했다.이 책은 탄생의 주체인 아기의 입장과 시각에서 출산 과정을 바라보았으며 산모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출산 방법과 의료적 노하우를 진정성 있게 담았다.무엇보다도 출산 과정 전체에서 의사와 의료진의 배려가 얼마나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를,그리고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탄생의 신비로움이 얼마나 감동을 선사하는지 솔직하게 풀어냈다.김균하 원장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출산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하길 바란다”며 “산모와 보호자가 평화로운 출산과 행복한 아기의 탄생을 위해 의사와 의료진에게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건강하고 다양한 출산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창삼·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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