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조국 파면 국민연대’ 제안…손학규 “논의해보겠다”
한국당, 규탄집회 돌입…바른미래, 靑 앞 의원총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에 반발해 10일 ‘임명 철회’를 끌어내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제1·2 야당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조국 반대’라는 공통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두 정당이 ‘반문(반문재인)·반조(반조국) 연대’를 구축해 공동 행동에 나설지 주목된다.

특히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찾아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 구성을 제안했다. 이에 손 대표는 “논의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과 함께 조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 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황 대표의 제안을 손 대표가 수용한다면 ‘반문’을 고리로 한 야권 통합·연대 논의에 불씨가 지펴질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가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의 수장인 유승민 의원은 동참할 뜻을 내비쳤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이나 저희 당이나 이 문제(조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해 생각이 같고, 그렇다면 딱히 협력을 안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야권의 공조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 문 대통령을 향해 ‘임명 철회’를 압박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전날 30명 안팎의 의원과 함께 광화문 퇴근길 ‘1인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이날 조 장관 퇴진을 촉구하는 장외투쟁에 나섰다.오전 11시 40분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을 시작으로 왕십리, 반포, 광화문 등을 차례로 찾아 규탄 집회 및 1인 시위를 한다. 당 관계자는 “첫 장소를 신촌으로 잡은 것은 조국 사태에서 젊은이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을 보듬고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인 12일과 14일 광화문 등에서 1인 피켓 시위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원내에서는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 등이 추진된다. 지도부는 ‘표 계산’을 거듭하며 해임건의안 발의 타이밍을 신중하게 고심 중이다. 해임건의안이 처리되기 위해서는 ‘과반 득표’가 필요하다. 즉 한국당(110석), 바른미래당(28석), 양당만으로는 처리가 어려운 만큼 민주평화당, 우리공화당, 무소속 의원들과의 공조도 꾀하고 있다. 평화당(4석), 우리공화당(2석), 무소속 서청원·이정현·이언주 의원,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10명 중 상당수가 합류한다면 해임건의안 가결이 가능하지만, 이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당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해임건의안을 제출해 표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좀 더 많다”며 “계산이 100% 확신할 수 없다고 해서 해임건의안을 내지 않는다는 것은 야당으로서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한국당은 여권이 ‘검찰개혁’을 앞세워 조 장관의 임명을 정당화하는 데 대한 반격에도 착수했다. 조 장관을 ‘피의자’로 표현하는 등 검찰개혁을 끌고 갈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검찰을 권위주의 압제 통치수단으로 여기는 이들이 감히 어떤 자격으로 사법개혁을 운운할 수 있겠나”라며 “거짓 정권의 거짓 장관을 내세운 거짓 개혁”이라고 비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국민적 의혹을 뒤집어쓴 오물투성이의 조국이 무엇을 개혁할 수 있다는 말이냐”며 “헌법을 농단하는 대통령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대통령이 피의자 조국에게 면죄부를 주고, 수사 가이드라인을 주며 수사를 방해했다”며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의 변호인이 됐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앞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열고 조 장관 퇴진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특권과 반칙의 의혹과 비리가 낱낱이 밝혀질 때까지 가열한 투쟁을 통해 조 장관 퇴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임명 철회’ 결단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매주 토요일 광화문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당장 오는 12일 추석 전야제 성격의 촛불집회를 개최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 임명 강행에 반발하는 야권 의원들의 개별적인 시위도 이어졌다. 바른미래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 철회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삭발했다. 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이날 오전부터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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