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 “고교시절 나경원 부탁으로 서울대 의대교수가 연구 참여시키고 1저자로 등재”
나경원 “과학경진대회 참여 위해 실험실 사용 부탁한 것…아이가 직접 실험하고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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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0일 아들이 고교 재학 중 서울대 의대에서 인턴을 하고 국제 학술회의 연구 포스터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 “조국 의혹을 물타기하려는 것”이라며 관련 보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한국당의 ‘살리자 대한민국’ 정당 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이는 본인의 노력과 실력으로 대학을 갔음에도 (조국 법무부 장관 자녀 의혹에 대한) 물타기로 이렇게 사용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부 언론은 나 원내대표의 아들인 김모 씨가 2014년 미국 고교 재학 시절 서울대 의대 윤모 교수의 연구실에서 인턴으로 일했고, 이듬해 미국의 한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의공학 포스터(광전용적맥파와 심탄동도를 활용한 심박출량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에 ‘제1저자’로 등재됐다고 보도했다. 포스터란 연구 내용을 요약한 인쇄물을 뜻한다.

해당 포스터가 발표된 학술회의는 의생명공학 분야에서 권위를 갖춘 ‘IEEE EMBC(전기전자기술자협회 의생체공학컨퍼런스)’이며, 아들 김씨는 학술대회 이듬해인 2016년 미국의 명문대인 예일대학교 화학과에 진학했다.

이와 관련, 윤 교수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모 학생이 미국 뉴햄프셔에서 개최되는 과학경진대회에 참여하고 싶은데, 이를 위한 연구를 도와줄 수 있느냐는 연락을, 평소 친분이 있던 나경원 의원으로부터 받았다”며 “학생은 여름방학 기간이던 2014년 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저희 실험실에 출석해 연구를 수행했다. 비교적 간단한 실험연구였고, 실제 학생은 스스로 데이터 수집과 분석 등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아이가 미국에서 고교에 다니기 때문에 방학 동안 실험할 곳이 없어서 실험실을 사용하고 이런 부분에 대해 알려주십사 부탁을 드린 적은 있다”며 “학술논문을 쓰기 위한 것도 아니고, 그 지역 고등학교 과학 경시대회에 참여하는 데 실험을 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험실 사용을 아는 분께 부탁한 것이 특혜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그렇게 읽히는 부분이 있다면 유감”이라며 “포스터는 저희 아이가 다 쓴 것이다. 아이가 실험했고, 이후 과학 경시대회를 나가고 포스터를 작성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에서 (전부) 저희 아이가 실험하고 작성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 아이는 미국 고등학교를 최우등 졸업했다”며 “실력과 상관없이 아이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아들이 특혜를 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는 이런 의혹과 관련해 서울대 의대 윤 교수에게 나 원내대표 아들의 연구 참여 경위와 기여도 등에 관한 질의를 메일로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전에도 당 공보실을 통해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아이는 당시 (포스터를 작성했을 뿐) 논문을 작성한 바가 없다”며 “허위사실을 보도할 경우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당 미디어국은 ‘보도 협조 알림’이란 공지를 통해 나 원내대표 아들의 논문 작성 의혹 기사를 보도한 일부 언론사와 실시간 검색어 조작을 방치한 포털사이트 등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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