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1일 극우 성향의 측근들을 대거 중용하는 방향으로 제2차 집권 후 최대 규모의 개각을 단행했다.

자위대의 헌법 명기를 위한 개헌을 기치로 내걸고 치른 지난 7월의 참의원 선거 후에 새로운 진용을 꾸린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 역사와 영토 문제 등과 관련한 망언과 억지주장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들을 다시 발탁하고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측근 중심의 진용을 짜 아베 내각의 고질적 문제로 거론됐던 ‘친구(友達)내각’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익 사관을 가진 인물들이 중용돼 역사 인식 문제를 놓고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한일 관계는 해결의 출구를 찾기는 커녕 오히려 한층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제2차 집권을 시작한 이후 9번째로 단행한 이번 개각에서 19명의 각료 중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을 제외하고 17명의 각료를 교체했다.

외무상에는 아베 총리의 최측근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상이 전보됐다.문부과학상에는 아베 총리의 특별보좌관 출신으로 측근 중의 측근으로 불리는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임명됐다.

아베 총리를 대신해 일제 침략전쟁의 상징적 장소인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물을 전달해온 하기우다 신임 문부과학상은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河野) 담화’(1993년)를 폄하하고 이를 대신할 새로운 담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 등을 놓고 외교적으로 한국과 대립 수위를 높여온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방위상으로 중용됐다.총무상에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이 재임명됐다.그는 2014~2017년 총무상 재직 시절 현직 각료 신분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비판을 받은 초극우파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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