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영향평가 부동의는 당연한 결과”…“양양군 대안 사업은 적극 돕겠다”
“설악산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 “설악산을 그대로!”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6일 오후 서울스퀘어 앞에서 설악산 국립공원 지키기 국민 행동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의 설악산 케이블카 부동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9.16     pdj663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16일 오후 서울스퀘어 앞에서 설악산 국립공원 지키기 국민 행동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의 설악산 케이블카 부동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환경부의 설악산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결정에 대해 케이블카 반대 운동 선봉에 섰던 박그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공동대표는 “환경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환경부 서울사무소가 있는 서울스퀘어 앞에서 40일째 이어온 길거리 노숙 투쟁을 마감한 박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선대가 설악산을 그대로 남겨줬기 때문에 우리들은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누리고 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도 후손들에게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온전하게 물려줘야 그들도 누리고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돈벌이를 바라보고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것은 설악산의 모든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고 국립공원을 유원지로 전락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는 고려청자에 금을 긋는 것과 마찬가지며 크게 잘못된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양양군도 이제는 케이블카에서 벗어나야 하고 대안 사업을 통해서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 사업을 위해서는 우리도 돕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양양군이 소송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번 행심위 심판의 경우 크게 생각 안 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양양군의 소송이 충분히 예견된 상태이기 때문에 대비를 충분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양군은 케이블카에 에너지와 예산을 소비할 것이 아니라 그 에너지와 예산을 다른 곳에 바람직하게 써야 하지 않겠느냐”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양양군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 이는 오히려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지역을 널리 알리는 일이 될 것”이라며 “어차피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인데 또 소송한다면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지겹다는 소리를 할 것이고 이로 인한 지역 이미지는 점점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사업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는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결정을 기다리는 과정이 참으로 절박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자, 모든 것을 걸어보자,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각오로 양양∼청와대 도보 순례를 했고 길거리 노숙 농성과 단신 투쟁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활동가들에게도 ‘이제는 배수진을 치고 사생결단해야 한다’고 했다”며 “막판 정치적 입김 작용을 크게 우려했다”고 밝혔다.

케이블카 반대 성명발표와 기자회견 등에 참여해준 521개 단체의 지원은 그에게 무엇보다 큰 힘이 됐다.

그는 “설악산오색케이블카는 전체 22개 국립공원의 난개발 빗장을 여는 것이기에 그 자체로 엄청난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지리산을 비롯한 전국 여러 곳에서 설악산오색케이블카를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설악산이 주변과 더불어 아름다움을 유지해 간다면 그 가치를 대대로 누리면서 살 수 있는데 불과 몇 대에서 무엇을 뽑아 먹고자 한다면 그건 너무 답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양지역주민들에 대해서도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될 일이 아니다. 만나서 상생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다”며 “설악산케이블카 논쟁은 더는 지속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설악녹색연합 대표이자 설악산 지킴이로 널리 알려진 박그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 공동대표는 2010년 설악산 주요 등산로에서 오체투지를 펼친 데 이어 강원도청과 원주지방환경청 앞에서 노숙투쟁을 벌이는 등 양양군이 추진해온 설악산오색케이블카를 반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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