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파동 현실화
소비자가 ㎏당 2만287원 기록
일부 시세차익 노리고 공급 제한
정육점·음식점 가격인상 고민

속보=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으로 돼지고기 가격 폭등에 대한 우려(본지 9월18일자 4면)가 확산되는 가운데 소비자가가 이달들어 최고가로 치솟고 유통·외식업계가 물량 확보에 나서는 등 충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일부 소매점에서는 전날 30% 이상 치솟은 경매가를 반영해 곧장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계획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 ASF 최초 발병이 확인된 17일 전국 도매시장에서 돼지고기는 ㎏당 평균 5975원에 거래,전일(4558원) 대비 1417원(31.1%) 급등했다.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전국 경매시장 가격은 ㎏당 6202원에 형성됐다.유통업계의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정부의 48시간 이동제한조치로 경매량 감소하며 가격은 더 뛰어올랐다.이 여파로 소비자가격은 ㎏당 2만287원을 기록,이달 들어 최고치로 치솟았다.

ASF이 연천까지 확산되자 추가 가격 인상을 예상한 일부 도매상이 시장에 물량을 풀지 않고 비축해두는 등 매점매석이 나타나고 있다.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수입육 역시 시장 공급이 제한적이다.정육 유통업계 관계자는 “도매업자들이 제시하는 수입냉장육 가격이 ㎏당 500원 올랐다”며 “이 기회에 시세차익을 노리는 대형업체들이 있다”고 토로했다.도축 후 경매에서 낙찰된 돼지고기는 도매상을 거쳐 이틀 뒤 일선 소매점에 유통된다.추석 명절 기간 재고 소진이 커 확보한 물량이 적은 소매 자영업자들은 당장 30% 오른 가격을 소비자가에 반영할 수 밖에 없다.

춘천의 H정육점은 이날까지만 삼겹살을 100g 당 1900원에 판매하고 새로 납품받은 물건에 대해서는 경매가격을 반영,30% 오른 2500원 수준으로 책정할 계획이다.업체 관계자는 “업계에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 중이라 최소한의 물량을 들여오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근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민모(50)씨는 “삼겹살 같은 선호도 높은 부위는 가격 인상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돼지고기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외식업계도 비상이 걸렸다.춘천풍물시장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이모(66)씨는 “장시간 노동을 견디며 수년간 순대국밥 6000원 가격을 지켜왔다”며 “돼지고기 부속 등 식자재가 사흘치 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번 사태로 원재료 부담이 커지며 가격 인상 고민이 된다”고 밝혔다.

권소담 kwonsd@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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