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부시 국제공항 항공편 900편 결항…인명피해는 파악 안 돼
지역방송국도 뉴스하다 대피…CNN 예보관 “수백만명에 홍수경보”

▲ 물에 잠긴 미국 텍사스주 남동부 연안 시가지 [AP=연합뉴스]
▲ 물에 잠긴 미국 텍사스주 남동부 연안 시가지 [AP=연합뉴스]
멕시코만(灣)만에서 미국 텍사스주(州)로 북상한 열대성 저기압 ‘이멜다’가 몰고 온 폭우로 휴스턴을 비롯한 텍사스주 남동부 지역이 심각한 홍수 피해를 보고 있다고 CNN·AP통신 등 미 언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소방 당국은 휴스턴 인근 해리스 카운티 등지에서 이날 오후까지 주민 1천여 명이 폭우로 불어난 물에 고립돼 있다가 구조됐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휴스턴 북부와 동부, 인근 도시인 보몬트, 갤버스턴 등지에서 오늘 아침까지 수백 통의 구조 요청 전화가 걸려왔다”라고 밝혔다.

텍사스주 소방 당국은 공기 주입 보트를 동원해 폭우로 고립된 주민들을 고지대로 대피시켰다. 재난 당국은 아직 인명 피해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불어난 물 때문에 주택이나 차량에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주민들이 구조 요청을 한 것이다.

휴스턴 인근 도시 주민 마이클 스티븐스는 “상황이 분 단위로 점점 더 나빠지는 것 같다. 아파트에 물이 밀려들면서 뱀이 떠다닌다는 말도 들었다”라고 전했다.

다른 주민 리처드 타이슨은 CNN에 “허리케인 하비 이후로 이런 큰 비를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휴스턴은 2017년 메이저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하면서 시가지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겨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적이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하비’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허리케인 ‘하비’는 당시 휴스턴에 최고 60인치(1천520㎜)의 ‘물폭탄’을 쏟아부었다.

휴스턴 조지 부시 국제공항에서는 활주로 일부가 물에 잠겨 항공기 이착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AP통신은 조지 부시 공항에서만 항공기 900여 편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휴스턴 교육 당국은 학생 안전을 고려해 비가 잦아들 때까지 휴교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멕시코만 연안에는 이날 오전까지 평균 20인치(508㎜)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최고 35인치 (890㎜)의 강우량을 기록한 지역도 있다.

보몬트의 한 TV 방송국에도 물이 들어차면서 현지 KBMT 방송 스태프들은 인근 방송국으로 대피해 뉴스를 진행해야 했다.

이 방송은 “보몬트 지역은 호수를 방불케 할 정도로 물이 찼다. 보트를 타고 대피하는 주민 모습이 보인다”라고 전했다.

휴스턴과 보몬트 사이 10번 주간(州間) 고속도로는 물에 잠겨 차량 운전자들이 구조 요청을 보내고 있다.

보몬트 인근 도시 위니를 포함한 체임버스 카운티는 모두 200가구에 물이 들이쳤다고 재난당국은 전했다.

휴스턴에서 동쪽으로 40㎞ 떨어진 베이타운에서는 토네이도(소용돌이 바람)가 불어 프로판가스 폭발사고가 일어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멜다는 현재 텍사스 동부에 있으며 북동쪽을 향해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 루이지애나 서부와 아칸소 일부 지역도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CNN 기상예보관 마이클 가이는 “텍사스 남동부에서 루이지애나 서부까지 수백만 명의 주민들에게 홍수 경보가 내려졌다”라고 말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휴스턴 동쪽 제퍼슨 카운티와 몽고메리 카운티, 리버티 카운티, 체임버스 카운티 주민들에게 홍수 경보가 내려져 있는 동안 외출을 삼가고 집안에서 재난당국의 안내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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