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지 차량 역학 농가 437곳 중 8곳 '음성'… 태풍 '타파'도 변수
살처분 대상 500m→3㎞ 확대에 일부 농장주 반발…돼지고기 가격은 6%↓

 19일 경북 영주 거점소독시설에서 방역 차량이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을 위해 사료 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19일 경북 영주 거점소독시설에서 방역 차량이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을 위해 사료 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4일째가 되는 20일 첫 발생지인 경기도 파주에서 또다시 2건의 ASF 의심 신고가 접수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 당국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해당 농장에 방역 담당관을 급파했다.

앞서 17일과 18일 파주와 연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각각 확진된 바 있다.

방역 당국은 발생 농장 인근은 물론, 밀집사육단지에서 기르거나 과거 남은 음식물 급여하던 농가 등 총 2천38곳을 대상으로 다음 달 4일까지 정밀검사를 진행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특별히 주목하는 대상은 '차량 역학 농가', 즉 발생 농장을 드나든 차량이 방문한 다른 농가들이다.

이런 농가 437곳과 방역대 10㎞ 이내에 있는 107곳 등 544곳의 농가 가운데 56곳은 이미 '음성' 판정을 받았다.

농식품부는 "차량 역학 농가는 파주 280곳과 연천 157곳으로, 이 중 41곳은 중복된다"며 "이들 중복 농가 가운데 7곳은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돼지 관련 도축장 71곳, 배합사료공장 88곳, 인공수정소 51곳 등 축산 관련 사업장을 대상으로도 일제 점검을 벌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까지 파주·연천 발병 농장 등에서 돼지 1만372마리가 살처분됐다.

연천 발생 농장 반경 3㎞ 내 농장 3곳 가운데 2곳은 살처분이 끝났고, 1곳도 조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다. 연천 발생 농장은 이날 오전 살처분 작업이 끝난다.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심각성을 고려해 살처분 범위를 매뉴얼 상 500m에서 3㎞로 늘렸다. 일부 농장주는 이에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가 입장에서 살처분에 대해 일부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협의를 거쳐 살처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태풍 '타파'가 변수로 떠오른다.

이 태풍이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발생 지역 하천 수위가 높아지거나 매몰지 침출수 발생 등의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에 태풍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별도 검토를 하는 중"이라며 "축사 내 소독을 철저히 하고 있고, 생석회를 매일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프리카돼지열병 세 번째와 네 번째 의심 농가가 발생하면서 국내 돼지고기 가격 추이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날 오전 6시 30분부로 일시이동중지명령이 해제되면서 경매가 재개돼 돼지고기 ㎏당 도매가격은 18일 6천201원에서 5천828원으로 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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