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여파 경매가 30% ↑
가격 인상 소비수요 위축 우려
자영업자 소매가격 인상 못해

경기침체 여파로 1년새 소매 정육점이 증가,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파로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자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23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강원지역 전체 정육점은 848곳으로 전년동월(843곳) 대비 5곳(0.6%) 증가하는데 그쳤으나,춘천·원주 등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소매 정육점이 크게 늘었다.춘천지역 정육점은 78곳으로 전년동월(68곳) 대비 10곳(14.7%) 증가했으며 원주는 같은 기간 175곳에서 185곳으로 10곳(5.7%) 늘었다.

불황과 최저임금 상승으로 경영난을 겪는 기존 정육점에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들을 내보냈고 이들이 신장 개업한 점포가 생겨났기 때문이다.원주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모(54)씨는 “2∼3년 새 단구시장 근처에 정육점이 5곳 늘어 500m 거리에만 10곳이라 경쟁이 치열하다”며 “일자리를 잃은 정육기술자들이 할 수 있는 직종이 한정적이다보니 정육점과 고깃집만 늘어난다”고 밝혔다.

ASF 발생 이후 돼지고기 수급 조절에 이상이 생기자 도매가격이 폭등하며 소매 자영업자들의 마진율이 감소했고 비싸진 소비자가격에 돼지고기 수요 마저 줄어들 조짐이 보이자 소상공인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파주에서 ASF 확진 이후 돼지고기 경매가가 30% 이상 올랐지만 급작스런 가격 인상에 소비 수요가 위축될까 자영업자들은 소매가를 크게 올릴 수도 없는 처지다.

추석 직전인 11일 전국 도매시장 평균 돼지고기 가격은 ㎏당 4336원이었으나 ASF 발생 직후인 18일 6201원으로 1865원(43.0%) 급등했다.20일에는 5349원을 기록,상승세가 꺾였으나 여전히 돼지고기 도매가는 고공행진 중이다.상당수 정육점이 돼지고기 도매가 인상분을 반영해 소매가를 올린 것과 달리 돼지고기 식당들은 섣불리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ASF 영향으로 돼지고기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메뉴 가격까지 올릴 경우 돼지고기 식당을 찾는 손님이 더욱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춘천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민모(50)씨는 “당분간 삼겹살 가격을 100g에 1900원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며 “경쟁 점포도 많은 상황에서 손님들의 외면을 받는 것 보다는 마진이 적더라도 단골손님들이 찾아오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권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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