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춘천시의회 부의장

▲ 한중일 춘천시의회 부의장
▲ 한중일 춘천시의회 부의장
삼족정립(三足鼎立)이라는 말이 있다.세 개의 다리가 달린 솥모양을 나타낸 말로,균형있게 서 있음을 의미한다.반면 어느 하나의 다리에 힘이 부족해지면 이내 솥은 쓰러지고 말 것이다.균형의 중요성을 강조한 선현들의 지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하지만 우리는 이처럼 소중한 경험에서 나온 지혜를 개인적인 문제부터 정치적 사안까지 여러가지 이유로 활용하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최근 강원도에서도 각 지자체간 강원도청 유치를 위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왜냐하면 각 지자체마다 이해관계에 맞는 논리로 도청 유치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하나같이 강원도 전체 균형 발전이라는 기회비용은 무시한 채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청 신축 문제는 민선 7기 출범 직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지은 지 60여 년이 지나 건물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자 도는 도청사를 신축하기로 했다.좁은 업무공간,주차장 부족 문제 등의 요인도 도청사 신축의 당위성을 더했다.부지는 현 청사가 들어서 있는 춘천으로 하되 현 위치가 아닌 다른 곳에 건축하기로 도가 방침을 정하면서 타 지자체를 중심으로 도청사를 춘천 외 지역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쇠퇴라는 범국가적 문제를 안고 있는 시점에서 특히나 교육,문화 등 각종 인프라가 부족한 강원도의 인구 문제는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따라서 행정기관 유치를 통한 인구 유입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원도내 인구 이동일 뿐 강원도 인구 순증이 발생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각 지자체에서 내세우는 유치 근거는 강원도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없다.강원도는 크게 영서북부,영서남부,영동 등 3권역으로 구분,춘천·원주·강릉이 권역별 중심도시로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도청이 춘천을 떠나게 되면 춘천의 인구 감소 속도가 빨라지게 되고 현재 갖고 있는 인프라마저 정체될 것이다.결국 춘천 쇠퇴로 인한 영서북부권의 쇠퇴는 불보듯 뻔한 일이다.다시 말해 강원도청의 타 지자체 이전은 인프라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결국 강원도 전체 발전을 저해할 것이다.수도권과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내부적인 균형마저 무너진다면 그 미래는 암울할 것이 자명하다.

위기일수록 작은 이익보다는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비전이 필요하고 그 비전에는 균형이 밑바탕 돼야 한다.강원도,국가 전체를 생각해 삼족정립이라는 교훈의 기회비용을 감수하지 않는 현명한 결정이 필요한 때이다.더 이상의 논란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도의 신속한 결단이 필요하다.좀 더 앞서 나가자면 도청의 입지와 관련해서 춘천은 학곡지구라는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각지로부터 도청 접근성과 수평적 건물 배치로 편의성,춘천의 균형발전까지 고려한다면 최적의 입지라고 제안하며 강원도의 균형을 위한 현명한 결정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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