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젖은 꿈 걸어 놓고

초록 마을을 그린다

그 마을 골목마다 구름을 채운다

그런 날 그림에는 비가 내린다

비는 바다로 간다

바다에는 갈기를 휘날리는

수 만 마리 얼룩말들이 포효한다

그 해 지도에도 없는 마을에서

사과나무가 자란다

터키석 같은 달이 떠오르고

나무마다 푸른 도마뱀들이 기어오르면

달빛 가득한 샤갈의 마을도

발갛게 익어간다

홍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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