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돼지열병 방역 통제초소 현장
중점관리지역 지정 이틀째
일부지역 통제초소 미설치
설치지역도 인력없어 허술
방역당국 설치율조차 몰라

▲ 경기지역 양돈 농가 곳곳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이어지며 전국일시이동중지명령이 연장 발효되는 등 확산세가 무섭다. 26일 양구 한 양돈농가 진입로에서 춘천철원축협 방역차가 소독을 하고 있다.   최유진
▲ 경기지역 양돈 농가 곳곳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이어지며 전국일시이동중지명령이 연장 발효되는 등 확산세가 무섭다. 26일 양구 한 양돈농가 진입로에서 춘천철원축협 방역차가 소독을 하고 있다. 최유진


강원도와 인접한 경기도와 인천시에서 연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고 있지만 도내의 경우 방역망 구축이 더뎌 양돈농가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도내 전역이 모든 양돈농가 입구에 통제초소를 설치해야하는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지 이틀이 지난 26일 오전 춘천의 한 양돈농가 앞에는 통제초소를 찾아볼 수 없었다.이 곳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양돈농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계획대로라면 통제초소가 운영되고 있어야 하지만 설치 작업도 이뤄지지 않았다.춘천지역 통제초소 운영 대상 중 다수는 이날 오전까지 설치되지 않았다.접경지인 화천지역도 이날 긴급 인력을 투입해 통제초소를 꾸리고 있었다.

통제초소가 설치돼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방역이 허술한 것은 마찬가지였다.춘천 한 농가 앞에 놓인 통제초소에서 진입 차량을 확인,점검해야하는 인력은 단 한명도 없었다.통제초소로 쓰이는 컨테이너 내부는 물탱크와 라바콘(삼각뿔 모양의 교통통제 도구) 등으로 채워져 창고를 연상케했다.컨테이너 벽면에는 8년 전 구제역 파동 당시 차량 통제지역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방역방국은 이날까지 통제초소 설치를 마무리한다고 발표했지만 공허한 외침에 그쳐 설치율조차 집계하지 못했다.한 지자체 관계자는 “급하게 지침이 내려져 설치에 어려움이 많다”며 “일용직 노동자도 구하기 버거워 통제초소 설치까지 얼마나 걸릴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빠르게 확산되자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4일 정오에 내려졌던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을 28일 정오까지 48시간 연장했다. 박가영 outgoi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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