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 20주년 특별공연-아리랑의 울림
몽골·베트남 등 연주자 참여
국악관현악 월드뮤직 가능성
‘아리랑환상곡’ 합창 감동적

▲ 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이 춘천시립합창단,춘천시립청소년합창단과 함께 ‘아리랑 환상곡’을 연주하고 있다.
▲ 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이 춘천시립합창단,춘천시립청소년합창단과 함께 ‘아리랑 환상곡’을 연주하고 있다.

한민족의 울림인 아리랑이 아시아권 음악과 한데 모여 장르의 경계선을 넘었다.

지난 28일 춘천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린 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지휘자 정기훈) 20주년 특별공연 ‘아리랑의 울림’은 변화와 울림의 무대였다.도립국악관현악단의 이번 공연에서는 몽골의 마두금 연주자 테무진 푸레브쿠후,베트남 단트롱 연주자 카오 호 응아,우즈베키스탄 깃제크 연주자 파르크호드존 가파로프 등 아시아 각국의 연주자가 참여해 국악관현악이 월드뮤직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첫 곡은 북한 작곡가인 최성환의 ‘아리랑’.피리 독주가 시작되면서 한국적 분위기를 연출했고 정기훈 지휘자가 부드럽게 국악관현악단을 이끌어나갔다.단순한 멜로디였지만 리듬의 변화가 이어지면서 중간마다 콘트라베이스의 울림이 귀를 자극했다.이번 공연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외국인 연주자들과의 협연 무대였다.두 번째 곡 ‘초원풍정’에서 몽골 출신의 테무진 푸레브쿠후는 2현 악기인 마두금 연주와 전통창법인 후미를 선보였다.산과 강,바람 등 자연의 소리를 표현해 내는 사람 본연의 목소리가 국악관현악단의 연주와 어우러지면서 관객의 감탄을 자아냈다.다만 공연과 함께 진행된 몽골의 자연풍경을 묘사한 영상은 조명으로 인해 선명도가 좋지 않아 관객의 상상력과 집중도를 떨어뜨린 감이 있었다.

공연의 백미는 깃제크 협주곡 ‘기류’였다.우즈베키스탄의 민요 ‘안디잔’을 모티브로 삼아 작곡된 이 곡은 깃제크와 국악관현악이 밝은 느낌을 서로 주고 받음을 반복하면서 관객의 박수를 유도했다.이내 속도를 점점 높여나갔고 최고조 부분에서는 180bpm이 넘어가는 속도로 현란한 연주를 선보였다.

▲ 테무진 푸레브쿠후가 몽골 전통창법인 ‘후미’를 부르는 모습.
▲ 테무진 푸레브쿠후가 몽골 전통창법인 ‘후미’를 부르는 모습.

▲ 우즈베키스탄 깃제크 연주자 파르크호드존 가파로프 연주 모습.
▲ 우즈베키스탄 깃제크 연주자 파르크호드존 가파로프 연주 모습.

▲ 베트남 단트롱 연주자 카오 호 응아의 연주 모습.
▲ 베트남 단트롱 연주자 카오 호 응아의 연주 모습.

마지막 곡은 강원도 아리랑과 정선아리랑 등 전국의 아리랑을 한곡에 엮어낸 ‘아리랑 환상곡’이었다.춘천시립합창단과 춘천시립청소년합창단은 민족의 노래인 아리랑을 부르며 웅장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민요 파트를 맡은 도립국악관현악단 김은정과 이소연은 무대를 강렬하게 뚫고 나오는 목소리로 존재감을 보였고 백령아트센터 1층을 메운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이날 공연을 본 관객 김다빈(19)씨는 “합창과 국악의 협연이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좋았다”며 “평소에 만나기 힘든 국악과 아시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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