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확산에 외부처리 불가능
군 “농가 자체적으로 처리해야”
하루 평균 10t 발생 포화상태

철원지역의 양돈농가들이 축분처리 문제에 소극적인 철원군의 행정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역 농가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파주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하 ASF)이 발생한 뒤 농장자체시설과 공공 축분처리장이 부족해 늘 포화상태에 있는 축분의 처리문제가 심각해질 것을 우려해 군 관련부서에 지속적으로 대책마련을 요구했으나 ‘농가 자체적으로 적정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었다.이로 인해 ASF의 확산 우려에 따른 이동제한으로 축분의 외부처리가 불가능해지자 양돈농가는 언제 축분이 밖으로 흘러 넘칠지도 모르는 위기상황에 처하게 됐다.

실제로 지난주 철원지역의 한 농장에서 축분이 흘러넘치는 사태가 발생했다.군은 해당농가의 부주의 또는 고의로 축분이 방류됐다고 판단,축분 제거명령 등 행정처분을 내리고 검찰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이에 대해 농가들은 “농가 자체적으로 축분처리장을 늘리는 등 축사를 고치려해도 행정에서 법적인 문제만 따지며 허가하지 않아 이번처럼 비상 상황이 되면 축분처리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축분량이 이미 포화상태인 일부농가에서는 자체적으로 5t,10t 짜리 축분처리용 통을 구입해 응급처리하고 있지만 영세농장의 경우 고가의 용기(t당 10만원꼴)을 구입하는 것이 버거운 데다 통을 활용한다고 해도 쌓아둘 장소가 없어 실제적인 대안이 못된다.더욱이 철원지역의 축분발생량은 농가 하루 평균 10t 규모여서 500만원을 들여 5t 플라스틱 통 10개를 구입한다해도 1주일을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 농가의 하소연이다.

쌓아 두었던 통을 처리하고 난 뒤 빈통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문제이다.통을 제대로 청소하지 않으면 축산악취가 발생하고 청소하려면 또 다른 방출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한 축산인은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뿐 아니라 다양한 문제로 인해 철원지역 축산인들은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어오고 있다”며 “일부 농업인은 차라리 병이 발생해 다 살처분해 마음이라도 편했으면 좋겠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안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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