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경포 상인 피해 직격탄
경포호 범람 주민 70여명 대피
재난위험 최하위등급 붕괴 우려

▲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영동지역에 폭우가 내려 피해가 속출했다. 3일 침수된 강릉 경포호 인근 상가에서 상인들이 플라스틱 널판지에 몸을 의지한 채 점포로 향하고 있다.    최유진
▲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영동지역에 폭우가 내려 피해가 속출했다. 3일 침수된 강릉 경포호 인근 상가에서 상인들이 플라스틱 널판지에 몸을 의지한 채 점포로 향하고 있다. 최유진

강릉 경포의 대표적인 집단상가시설인 ‘진안상가’가 태풍 ‘미탁’이 퍼부은 물폭탄으로 또 침수피해 직격탄을 맞았다.진안상가는 재난위험시설 최하위 E등급 시설인데다 집중호우 때마다 대규모 침수피해가 반복되는 곳 이어서 설상가상 피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3일 새벽부터 집중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한 폭우는 횟집과 자전거 대여점 등 30여개의 상가를 집어 삼켜 버렸다.경포호가 넘쳐 거대한 물바다가 되면서 도로와 상가 등에는 1m가 넘는 물이 들이닥쳐 주민 70여명이 긴급히 2층으로 대피하거나 인근 다른 상가들로 피신하는 소동을 빚었다.도로변 등에 주차된 차량들은 물에 고스란히 잠겨 피해는 더욱 심각했다.

상가에 진열해 놓은 건어물과 각종 집기 등은 물에 둥둥 떠다녔고 관광객들에게 대여하는 자전거 등도 모두 물에 침수됐다.진안상가에서 미장원을 하는 이 모씨는 “방안으로 물이 갑자기 밀려들어 가슴까지 차오른 물길을 헤치고 몸만 빠져 나왔다”며 “비만 오면 이런 난리를 겪어 이제는 태풍,폭우가 온다는 소리만 들어도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하소연 했다.

경포호와 마주하고 있는 진안상가는 빗물이 호수로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해 집중호우 때마다 피해를 키우고 있다.지난 1983년에 2층 규모로 조성된 진안상가는 건물이 지어 진지 35년이 넘으면서 낡고 노후돼 붕괴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호수를 일부 매립해 상가를 지어 지반이 불규칙하게 가라앉는 부동 침하가 지속돼 건물 곳곳이 균열가고 있다.이 때문에 1996년 재난위험시설 최하위인 E등급 판정을 받았는데도 현재까지 주민들이 거주해 대책이 절실하다.

주민들은 “물이 넘쳐 호수인지 상가인지 구분이 안간다”며 “루사와 매미 등 큰 비만 오면 상가에 물이차 생활터를 몇번 잃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대책을 하소연했다. 홍성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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