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행사처럼 맞는 자연재해, 지형적 구조적 문제 제거 절실

지난 주말 이낙연 국무총리가 영동 수해지를 방문했습니다.참혹한 현장을 보고 여러 가지를 느꼈으리라 봅니다.안타까움도 그렇고,책임감도 가졌을 것입니다.특별재난지역 지정과 교부세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주민들을 위로하고 임시주택 이재민의 불편 최소화 약속도 했습니다.행정부 수장의 즉각적인 현장 방문 및 다양한 대책 언급은 이재민들을 위로하여 살아갈 희망을 안겨주는 데에 일조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를 보는 강원도 영동지역 주민들,특히 피해지 주민들은 고맙게 받아들이면서도 동시에 이 일회적 방문 및 약속이 과연 의미 있는 과정과 결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갖습니다.지난 수십 년 동안 보아온 장면이기에 그러합니다.행정이 그야말로 마땅한 대응을 하는 것임에도 예컨대 지난 봄 산불 보상책의 지지부진처럼 늘 미흡함을 느끼기에 실효 있는 특단책이 따라 주느냐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강릉 경포호 주변 상가들의 수해는 연중행사라 하여 지나치지 않습니다.삼척 수해지도 그러합니다.‘루사’에 당하고 ‘매미’도 비켜 가지 않았으며,이번 ‘미탁’의 경우 삼척시 원덕읍 갈남2리 신남은 말 그대로 초토화되어 마을이 송두리째 사라졌습니다.참절 비절한 사건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그리하여 묻는 것은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이는 주민들의 삶의 문제는 물론 영동지역 공동체의 실존 그리고 지역 관광산업과도 연계된 중대사입니다.

재난이 많은 곳에 누가 살고 또 누가 찾아오겠습니까.봄에 산불 나고,가을에 수해 나는 곳에 누군들 정주 의식을 갖고 생애를 맡기겠느냐 하는 말입니다.그러므로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산불과 수해 입을 지형적 그리고 구조적 문제가 있으면 마을 전체를 옮겨야 합니다.이를테면 50년 전에 둘레 30리이던 경포호가 10리로 줄어들면서 쏟아져 들어오는 물을 담아내지 못해 역류한다면 마땅히 지형의 원상 복귀 등 근본 치유를 해야 합니다.

임시방편의 미봉책으로 할 일 다 했다 할 것이 아닙니다.일회적 단발적 대응으로는 해결될 일이 아닌 것입니다.산 높고 골 깊으며,바다가 바로 곁인 지형을 원천적으로 극복할 전향적 대책을 내놔야 합니다.21세기 들어서도 이렇게 전근대적 재해의 연속이라면 그건 좋은 곳,살 만 한 나라라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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