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로 ‘백작’을 의미하는 ‘꽁테(comte)’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 ‘꼰대’라는 단어는 이호철 작가가 1966년 동아일보에 연재한 소설 ‘서울은 만원이다’에서 ‘추레한 중년 남성’을 의미하는데 사용됐고, 1970년대부터 초·중·고생들이 부모를 가리키는 속어로 쓰이면서 당시 ‘초등학생이 쓰는 안좋은 속어’ 특집에도 등장했다.

국어사전에 등재된 ‘꼰대질하다’는 ‘기성세대가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여 젊은 사람에게 어떤 생각이나 행동 방식 따위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행위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풀이했고, ‘꼰대스럽다’는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 그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남을 가르치려 드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등 ‘꼰대’는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단어다.‘꼰대’의 의미가 점차 확대되면서 최근에는 꼴불견 직장상사를 의미하는 단어로도 사용되고 있다.상대가 나이가 적다 싶으면 명령조로 얘기하거나 자신의 과거 직장생활과 비교하면서 ‘요즘 젊은 애들은 편해졌어’라고 지적하면 영락없는 ‘꼰대’가 되는 것이다.

이 ‘꼰대’라는 단어가 얼마전 영국 BBC방송의 페이스북에 ‘오늘의 단어’로 소개됐다.이 방송은 ‘꼰대’(Kkondae)의 뜻을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으로 풀이했는데 각국의 누리꾼들은 “자기 주변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며 공감의 표시하는 댓글을 올리는 등 반응이 무척 컸다고 한다.이것을 보면 ‘꼰대’라는 단어만 없을 뿐이지 다른 나라도 ‘꼰대’의 의미를 지닌 존재나 대상은 있나보다.

우리나라에서 ‘꼰대’라는 단어가 생긴 것은 수직적 위계질서를 폭력적으로 강요하던 세대에 대한 반항이라고 볼수 있다.이제는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까지 시행되고 있으니 ‘꼰대’는 단순히 기피의 대상이 아니라 법의 심판을 받는 ‘주홍글씨’가 돼버렸다.‘나때는 말이야~’하는 간섭대신 젊은이들과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경륜을 살린 조언을 하거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충고를 해야 ‘백작’은 아니더라도 ‘어른’대접은 받지 않을까 싶다.

진종인 논설위원 whddls2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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