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국을 대하는 자세가 국제적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취임 이후 좌충우돌하는 언행으로 늘 화제를 몰고 다닌 그이지만 이번에는 파장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문제의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의 공격을 받고 있는 쿠르드 족을 외면한 데서 불거졌다.쿠르드 족은 미국의 편에서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에서 피를 흘려 싸운 동맹이다.

지난 몇 년 간 서방 진영에서 시리아 지상군 역할을 하며 IS 격퇴에 혁혁한 공을 세웠고,1만1000여 명이 전사하는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그야말로 피를 흘려가며 함께 싸운 혈맹(血盟)의 사이인 것이다.그런데 미국이 지금 터키의 쿠르드 족 공격을 묵인·방조 한다는 것이다.터키 군은 미국이 빠진 힘의 공백기를 틈타 절대적 무력으로 쿠르드 족을 침공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쿠르드에 대한 이 같은 태도는 핵심 동맹국들로부터 불신을 사는 원인이 된다.과연 미국을 동맹국으로서 믿고 의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핵심 동맹국으로 공동보조를 취해온 영국 독일은 물론 이스라엘 일본 호주 등의 나라들로부터도 이른바 ‘트럼프리스크’의 현실화를 우려하는 지경이다.한걸음 더 나아가 선제적인 자구책을 세워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동맹은 다수의 개인이나 단체,혹은 국가가 서로의 이익이나 목적을 위해 공동보조를 취하자는 약속이다.어떤 동맹이든 그 이해관계에 따라 맺어지고 또 해체되기도 한다.이해관계가 동맹의 강도와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기본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그러나 역설적으로 동맹의 바탕은 그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신뢰다.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이는 어떤 동맹도 불가능한 것이다.

미국이 쿠르드를 대하는 자세에서 동맹국들의 불신이 확산되고 있는 점을 주목하게 된다.“쿠르드를 배신했는데 나중에 미국이 필요할 때 동맹을 찾기 어려워 질 것”이라는 기자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 구축은 누워서 떡 먹기(very easy)”라는 대답을 했다고도 전한다.한미동맹을 축으로 안보전선을 구축해 온 우리에게도 트럼프의 이런 동맹관은 엄청난 도전이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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