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고한의 옛 탄광촌을 지나 만항재로 올라가다 보면 대한민국 5대 적멸보궁 가운데 한 곳인 정암사(淨巖寺)를 만날 수 있다.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로 신라 선덕여왕때 고승인 자장율사(慈藏律師)가 창건한 사찰이다.자장율사는 선덕여왕 5년인 636년 당나라 산시성 운제사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얻어 귀국한 후 정암사를 포함한 오대산 상원사, 양산 통도사, 영월 법흥사, 설악산 봉정암 등 5곳의 사찰에 나눠 모셨다고 한다.

정암사에서는 부처님의 사리를 수마노탑에 봉안하고 있어 법당에는 불상을 모시지 않고 있다.‘수마노탑’이란 명칭은 자장율사가 당에서 가지고 온 ‘마노석’을 물길을 따라 반입했다고 해서 붙여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 절에는 수마노탑외에도 금탑과 은탑이 있는데 이 탑들은 불심이 없는 중생들이 볼 수 없도록 묻어 뒀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정암사의 가장 높은 곳, 급경사를 이룬 산비탈에 축대를 쌓아 만든 대지 위에 서 있는 수마노탑은 전체 높이가 9m에 이르는 7층 모전석탑으로 길이 30~40cm, 두께 5~7cm 크기의 회색 마노석으로 정교하게 쌓아 올렸다. 정선군과 정암사는 국보 제30호인 분황사 모전석탑의 조탑양식을 계승하고 있는 보물 제410호인 수마노탑을 국보로 지정하기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국보승격에 두차례나 탈락하자 학술대회와 발굴조사 등 보완하는 절차를 거쳐 3번째 도전에 나섰는데 ‘2전3기’끝에 수마노탑이 내달중에 국보로 승격되면 정선군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아리랑’과 함께 유·무형 문화재를 보유한 자치단체가 된다.지난 6월에 자장율사가 다녔던 길을 복원한 ‘자장율사 순례길’을 개통하고 지난 12일에는 강원도민일보 주최로 ‘자장율사 순례길 트레킹&휴(休)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수마노탑 국보 승격에 심혈을 기울인 만큼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한다.

진종인 논설위원 whddls2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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