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의정칼럼]우리나라 WTO 개도국 지위포기 신중 필요

김규호 강원도의원·문학박사

데스크 2019년 10월 25일 금요일 8 면
▲ 김규호 강원도의원·문학박사
▲ 김규호 강원도의원·문학박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중국 등 여러 측면에서 발전하고 있는 국가를 상대로 WTO 개도국 지위를 내려놓으라고 하면서 90일 이내(2019.10.23까지)에 WTO에 규정 개정을 요구했다.개도국 지위 포기의 4가지 기준으로 OECD 가입국,G-20 회원국,세계은행에서 분류한 고소득국가,세계 상품무역 비중 0.5% 이상 차지 국가 등을 제시했다.여기에 한 가지 이상이라도 해당하는 국가는 중국,인도 등 33개국에 달하지만,4가지 기준에 모두에 들어맞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문제는 농업이다.정부는 농업부문의 거센 반발로 인해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여부를 쉽사리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시에도 개도국 지위를 이용해 쌀 관세율·보조금 감축을 선진국들보다 훨씬 적게 할 수 있었다.현재도 한국은 500%가 넘는 높은 쌀 관세율과 연간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정부의 농업보조금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개도국 지위포기는 수입농산물 관세율 인하와 농업보조금 감축으로 이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현재 관세에서 반 가까이 내려야 하는 상황을 보면 국내 농가는 그야말로 폭탄이 떨어진 것과 같을 것이다.

정부가 구체적 입장과 대책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농민들은 개도국 지위유지를 촉구하고 있다.농협은 농업 부문에서 WTO 개도국 지위를 미리 포기하면 안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포기할 경우 지금 당장은 피해가 없더라도 차기 무역협상이 진전돼 타결되면 관세와 보조금의 대폭 감축이 예상돼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또 세계 농업강국들과 동시다발적으로 맺은 FTA의 파고 속에서 힘겹게 버텨온 우리 농업이 또 한번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최근 추산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고 선진국 의무를 이행할 경우 보조금 규모는 현재 수준보다 6705억원 줄어든 8195억원이 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 적용되는 농산물 관세나 보조금은 차기 농업협상 타결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하고 있다.관세율 조정은 굉장히 복잡한 절차를 거친다며 트럼프 대통령 주장에 의해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우리 농업 현실을 봐서는 관세인하에 대한 대처와 보조금 감축에 따른 피해를 이겨낼 아무런 국제경쟁력을 못 갖추고 있다.우리나라가 언제까지 WTO 개도국 지위를 가져갈 수는 없다.국제적 압력에 따라 어느 순간에는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연간 1조 5000여억원의 농업보조금의 적정사용,투명한 정산과 함께 강원도에서도 논의중인 농어민공익수당 지급 논의를 공개적이고 즉시 시작해야 한다.WTO 개도국 지위 상실과 관련없이 시작됐지만 이미 타 시·도 기초지자체에서 시작됐고 전남·전북의 경우 관련 조례안이 통과됐다.농업의 공익적가치에 대한 도민 공감을 끌어내고 선진농업으로 가기 위한 자구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정부는 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신중을 기하고 농민들은 다가올 개도국 지위 박탈 상황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http://www.kado.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