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모 국장의 페이스북에 ‘나른한 오후 세상 젤 예쁜 딸이 보내준 선물… 보내주는 소식에 아빠 맴(마음)은 가을 하늘을 납니다’라는 글이 실렸다.노란 은행나무에 딸이 보내준 엽서를 클로즈업 한 사진도 함께 보여준다.글자 하나하나에 감성이 촘촘하다.딸을 향한 아빠의 감정이 엽서를 뚫고 전해진다.딸바보 아빠의 사랑은 뭐랄까 아주 진하디 진한 농익은 사랑이다.아빠들의 무한 애정은 범상치않게 깊다.

일상에서 성차별을 알아차리는 것 쉽지않다.요즘 세대들이 항변하는 성차별도 ‘그렇게 인식할수도 있겠구나’를 곱새겨야 공감되는 내용들이 많다.그럴지니 이해는 하지만 우리가 변화해야한다는 자각까지는 이르지 못하는데 딸이 있으면 관점이 달라진다.여성이기때문에 딸이 성차별을 당한다면 그때부터 성차별에 대한 문제는 바로 내 문제가 되는 까닭이다.

빠미니즘 아빠들의 젠더 감수성이 지지개를 켜기 시작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빠미니즘은 아빠와 페미니즘을 합친 합성어이다.딸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여성의 입장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페미니즘이다보니 빠미니즘은 강력한 파워를 갖는다.열혈 페미니스트 아빠들은 세상은 여성을 위한 세상으로 바뀌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다.‘나는 두딸이 살기좋은 세상을 원하기 때문에 자발적 페미니스트이다’라는 오바마의 말도 같은 맥락이다.

2015년 경향신문의 ‘페미니스트, 어떻게 적이 되었나’라는 기사는 페미니스트는 불편하고 때로는 강렬한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단어라고 말한다.몇년 전만 해도 단어 페미니즘은 성별대립을 야기하며 책임은 소홀하고 권리찾기에만 몰두하는 여성집단의 이기적 주장으로 인식되어 왔었다.그러나 지금 페미니즘은 젠더갈등의 단어만이 아니다.당연했던 것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는 여성들의 외침이다.

책 82년생 김지영이 영화로 나왔는데 일부 남성들이 불편해하는 모양이다.남성들이 아무리 저항한다한들 여성의 정체성과 권리찾기 페미니즘은 말릴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되는 사회적 붐이다.내딸 내부인 내엄마 일이라면 갖게될 공감으로 남성들이 영화를 바라봐주는 넉넉함이 필요하다.

조미현 교육출판국장 mihyunc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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