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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두백미’라 했던가, 부위마다 식감·육즙 맛 모두 달라

[최윤희의로컬푸드이야기] 뛰어난 육즙 자랑 횡성한우
우리 몸에서 만들지 못하는
9가지 필수아미노산 고루 함유
하얀 마블링 빨간 참숯 만나면
깊고 그윽한 고기 맛 느낄수 있어

최윤희 2019년 10월 26일 토요일 15 면


커튼 쳐진 창가 틈사이로 들어오는 한줄기 빛이 눈을 뜨게 한다.이내 훌훌 자리를 털고 맞은 공기가 참으로 신선하고,무심코 쳐다본 가을하늘은 유난히 높고 어찌나 맑고 청명한지.가을빛을 곱게 담은 바람을 가슴으로 느끼며,기름진 것으로 몸의 풍성함을 채우고자 길을 나섰다.‘소고기는 늦가을에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오늘은 형형색색 단풍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가을 산새가 어우러진 강원도 횡성을 찾아 여유 있는 산행을 즐기며 횡성이 자랑하는 ‘한우’로 식탁의 풍성함을 더했다.

‘소’ 라는 동물과 인간사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연을 이어 농경 생활을 하던 동양에서는 귀하고 친근한 동물로 여기기도 했다.우리의 소 ‘한우(韓牛, Bos taurus coreanae)’는 단순히 우리나라에 사는 소가 아닌 한반도에서 오래도록 길러 온 재래종 일소를 의미하며,5~6천년 전 유럽원우와 중국 남방황우의 교잡종이라는 학설과 유라시아에서 중앙아시아를 통하여 만주지역을 통하여 이동하였다는 주장이 있다.한때 일제강점기의 무자비한 수탈로 다양성이 말살되고 수가 급감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광복 이후,농촌진흥청에 의해 우수 한우 품종 육성과 사육방법이 개발되면서 생산성이 증대되기 시작하였고,품질 또한 고급화 되어 현재의 한우 산업을 형성하게 되었다.

횡성은 한우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횡성은 지리적으로 깊은 산과 맑은 물이 조화를 이루고 어우러지며 뚜렷한 일교차로 인해 한우 고유의 맛을 더하는 최적의 환경을 가졌다.여기에 소의 출생에서부터 도축,가공,유통과정의 정보를 기록,관리하여 소비자가 안심하고 소고기를 구입할 수 있게 돕는 제도인 소고기 이력제와 횡성축협에서 공급한 수정란으로 태어나고 관내에서 자라야만 횡성한우로 인증해주는 품질인증제도등의 끊임없는 발전으로 그 명성을 자리 잡게 되었다.현재는 매년 10월이면 ‘맛보소,즐기소,쉬어가소’를 주제로 횡성한우축제가 열리고 있는데,축제기간에 횡성군과 횡성축협이 품질을 보증하는 쇠고기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한우고기 셀프식당,한우고기 시식회 등 다양한 행사도 마련돼 있어 그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한우는 어린이와 노인건강에 아주 좋다.몸속의 항체나 면역세포들을 만드는 주재로가 단백질인 만큼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백질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단백질 공급원인 육류는,우리 몸에서 만들지 못하는 9가지 필수아미노산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다.한우에 들어 있는 동물성 단백질은 특히 어린이와 노인 건강을 위해 필수적인 성분으로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키와 면역세포 성장에 관여하고,성인과 특히 어르신들께는 노화 방지,골다공증 및 각종 질병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한우는 생동감 있고 활기찬 건강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요요현상 없는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싶다면 단순히 저열량보다는 고단백 저탄수화물 식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단백질은 공복감을 줄여 주고 포만감을 준다.또한 한우에 들어있는 동물성 단백질은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있고 부위에 따라 지방보다 양질의 단백질이 더욱 풍부해 면역력을 높여주면서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한우는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는 올레인산과 아미노산이 풍부하다.한우에 들어있는 올레인산은 단일불포화지방산의 하나로 혈중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고,좋은 콜레스테롤을 올려주는 성분을 가지고 있어 동맥경화 및 심장병을 예방한다.아미노산 또한 고기의 맛을 좋게 만들어주는 황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피를 맑게 하고 위장 기능을 좋게 하며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긴장된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데에 매우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일두백미(一頭百味 : 한 마리에서 백 가지 맛이 나온다)라 하여 한우 한 마리의 부위를 세밀하게 나누어 다양한 음식재료로 활용하였는데,아롱사태,제비추리,차돌박이,치맛살,살치살,갈비살,등심 등이 상에 오르면 살아있는 색감만으로도 군침을 돌게 만든다.아롱사태와 차돌박이는 고소하면서도 씹는 맛이 좋은데 흘러내리는 육즙에서 약간 단맛이 돌아 식감을 자극하고,먹을 때 사르르 녹는 제비추리와,치맛살과 함께 먹으면 그야말로 극상을 이룬다.살치살은 부드럽고,갈비살은 꼬들꼬들하며,등심은 안심과 우둔살의 중간에 해당하는 풍미와 식감으로 근육이 적고 하얀색의 마블링 지방이 적절하게 섞여있어 이 또한 부드럽고 씹는 맛과 풍미가 아주 좋다.여기에 빛깔 고운 하얀 마블링의 자태를 뽐내는 지방이 불을 만나 그윽한 참숯향까지 더해지면 고기의 깊은 참맛을 느낄 수 있다.고기를 구울 때 사용하는 횡성참숯 역시 더 깊고 그윽한 고기의 맛을 느끼도록 그 역할을 톡톡히 하는데,남쪽지방에서 만들어진 숯은 탁탁 튀면서 활활 타는 성향이 있는 반면 북쪽지방의 나무로 만든 숯은 숯향기와 기운이 고기에 잘 밸 수 있을 정도로 은은한 열기를 뿜으며 천천히 탄다고 한다.또한, 곁들여 나온 정성이 듬뿍 담겨져 있는 반찬 하나하나는 불에 너무 오래 굽지 않고 살짝살짝 구운 한우와 절묘하고도 환상적인 궁합을 뽐내고,지글지글 흘러내리는 지방으로 몸을 감싼 한우 한 점을 소금장을 찍어 입안에 넣어보니 젓가락이 가기 무섭게 스르르 녹아내리면서 눈 녹듯 사라진다.이에 질세라 상추위에 양파장과 고추,마늘,고기한 점,쌈장을 올린 한 쌈을 입안 그득히 넣으니 푸석거리지 않는 식감이 살짝 느껴지고 좌르르 타고 흐르는 지방의 윤기가 입술을 감싸며 최고의 감칠맛을 느끼게 한다.

알록달록하게 물들어 가는 단풍과 함께 여행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이 가을.짙은 가을 감성을 맘껏 만끽하고 싶다면 횡성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다채로운 볼거리와 이벤트와 체험,거기에 가을의 풍성함을 더해줄 빼 놓을 수 없는 먹거리 필수코스인 횡성한우로 건강하고 풍성한 가을여행을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최윤희 교수

△한림성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한국식품영양과학회 정회원△전 한림대 한국영양연구소 연구원△전 한림대 기후변화연구센터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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