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이사람]평창산골서 수제맥주 만드는 캐나다인 레스 팀머맨즈
옛지명 이름 붙인 양조장 올해 개장
2012년 원어민 강사로 평창과 인연
‘평창고라니’ 아시아 대회 은상 수상
청정자연서 최고 맥주 만드는 게 꿈

▲ 평창군 방림면 계촌리 해발 800m 청정 고원지대에서 정통 수제맥주를 만드는 레스 팀머맨즈 씨.
▲ 평창군 방림면 계촌리 해발 800m 청정 고원지대에서 정통 수제맥주를 만드는 레스 팀머맨즈 씨.

영동고속도로 횡성군 둔내면 둔내IC에서 내려 웰리힐리리조트를 지나 평창군 경계인 성목재를 넘어 조금 내려가면 완쪽 길가에 ‘화이트 크로우 브루잉(White Crow Brewing)이라는 흰색의 작은 간판이 눈에 띤다.이 곳에서 수제맥주를 만드는 캐나다 출신의 레스 팀머맨즈(Les Timmermans·38) 씨는 캐나다 올즈 칼리지(Olds College)의 브루마스터 과정을 수석 졸업한 수제맥주 전문가다.양조장 화이트 크로우는 ‘하얀 까마귀’란 뜻으로 평창의 옛지명인 백오(白烏)에서 이름을 땃고 한편으로는 가장 진귀한 존재,가장 귀한 맥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상호다.

지난 1988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캐나다 켈거리 출신인 그는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더 넓은 세상을 접하기 위해 세계여행에 나섰다가 같은 해 하계올림픽이 열렸던 서울을 방문,활기찬 서울에 반해 지난 2008년부터 서울에서 살았다.이후 2010년 서울에서 지금의 부인인 10살 연상의 영어교사 김수진 씨를 만나 결혼하고 오대산과 치악산 등을 찾아 트레킹과 하이킹을 즐기며 서울서 멀지 않고 자연환경이 뛰어난 곳을 찾다 지난 2012년 평창에 정착해 지역 초 중학교의 언어민 영어 강사로 일했다.

▲ 평창군 방림면 계촌리 해발 800m 청정 고원지대에 위치한 화이트 크로우에서 정통 수제맥주를 만드는 레즈 팀머맨즈 씨.
▲ 평창군 방림면 계촌리 해발 800m 청정 고원지대에 위치한 화이트 크로우에서 정통 수제맥주를 만드는 레즈 팀머맨즈 씨.
이후 수제맥주에 관심이 깊어 지난 2015년 모국으로 돌아가 케나다 올즈 칼리지에서 2년간 브루마스터 과정을 이수하고 수석으로 졸업한 후 돌아와 인접한 수목원 주인의 소개로 현재 자리를 선택,올해 초 화이트 크로우를 개장했다.화이트 크로우는 지하 220m 천연암반수에 세계 여러 나라의 질 좋은 몰트와 홉을 사용,정통 북미의 신선한 수제맥주를 제조하며 지난 8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2019 아시아 맥주 챔피온 쉽’에 참가,수제맥주 ‘평창 고라니’가 브라운에일 부문에서 은상을 수상,평창 수제맥주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레스 팀머맨즈가 제조하는 수제맥주는 국내에 널리 퍼져있는,가볍고 시원하게 마시는 라거맥주가 아닌 맥주 본연의 다양한 향과 색깔,깊고 묵직한 맛을 내는 에일맥주가 주를 이루고 있다.화이트 크로우에는 다양한 크기의 맥주 발효 탱크가 있는 양조실과 입구에 테이블 7개 규모의 작은 카페를 마련해 이곳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은 다양한 수제맥주를 즐긴다.레스는 매일 오전부터 맥주제조를 배우기 위해 와 있는 내국인 직원 2명과 함께 양조장에서 고품질의 맥주를 제조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2시부터 카페를 열어 찾아오는 손님을 받고 있다.
▲ 화이트 크로우 맥주 시음 셈플 세트
▲ 화이트 크로우 맥주 시음 셈플 세트

레스가 현재 만드는 맥주는 평창골드,앨티튜드 앰버,고라니 브라운,화이트크로우 IPA,하이홉과 얼마전 평창의 메밀을 원료로 개발한 영벅,블랙벅 등 7가지.각각의 맥주는 특유의 색깔과 향을 지니고 알콜 도수도 다양해 카페를 찾는 손님들은 작은 컵 4잔을 내놓는 샘플을 마셔보고 입맛에 맞는 맥주를 골라 마시는 재미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주변 사람과 잘 어울리고 아웃도어 활동도 좋아하는 레스는 지난해와 올해 화이트 크로우와 주변 계곡에서 작은 규모의 마라톤과 자전거대회를 열어 방문객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장도 만들고 있다.레스는 자신의 수제맥주를 홍보하기 위해 올해 대관령눈꽃축제,둔내 토마토축제 등 지역 축제에 참가,홍보부스를 운영했고 화이트 크로우의 맛좋은 정통 수제맥주가 주변에 알려지면서 평창과 봉평,강릉 등지의 카페와 피자전문점 등에 맥주를 고정 납품,판로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KBS1 TV의 휴먼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에 방영되며 찾아오는 손님이 부쩍늘어 평일에도 카페 문을 열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낸다.레스 팀머맨즈는 “청정 자연환경을 가진 평창에서 생활하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세계적인 최고의 맥주를 만들어 평창을 홍보하고 많은 사람들이 평창을 찾아 건강한 맥주를 마시며 행복한 시간을 갖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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