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호우에 하천 범람 피해
군시설 분류 정비작업 한계
군 “시, 국방부와 협의 우선”

태풍 ‘미탁’이 이달 초 영동지역에 폭우를 뿌렸을 당시 강릉의 군(軍) 비행장 주요시설이 물에 잠겼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투력 확보 차원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군 비행장 주요시설 부지 밑으로 관통해 흐르는 하천 유입구가 좁아 일종의 ‘댐’ 기능을 하면서 주변 농경지 침수 등의 피해까지 가중됐던 것으로 나타나 집중호우 불안을 심화시키고 있다.

27일 강릉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3일 태풍 ‘미탁’이 통과하면서 시간당 최대 77.5㎜의 폭우가 내렸을 때 강남동 섬석천 일대의 하천 제방이 유실되고,농경지 46㏊가 침수·유실되는 등 10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특히 하류 공군 비행장은 비행에 필요한 주요시설이 물에 잠겨 한때 전투기가 이착륙을 못하는 비상 상황까지 빚어졌다.

군 비행장과 농경지가 물난리를 겪은 것은 비행장 지하로 흐르는 하천의 통수시설이 협소해 물이 역류했기 때문으로 확인되고 있다.비행장 시설 밑으로는 가로 3m,높이 2.3m 크기의 통수박스 14개가 설치돼 있으나,이는 지난 2010년 강릉시가 마련한 하천기본계획 58개에 크게 못 미치는 규모다.통수단면이 이처럼 부족한데다 상류에서 떠내려온 통나무와 부유물 등이 통로를 막아 배수가 안되면서 물이 걷잡을 수 없이 비행시설과 주변 농경지로 넘쳤다.

이 때문에 전투기 출격에 장애를 받는 등 군 작전에 지장이 초래되는 상황이 지난 2002년 태풍 ‘루사’를 포함 집중호우 때 반복되고 있다.

시는 침수피해 발생구간의 개선 복구를 추진하고 있으나 군 주요 시설로 분류돼 있어 기능복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시 관계자는 “섬석천의 근본적 정비를 위해 군 시설의 하천 통로박스를 확대해야 한다”며 “공군에 협조를 요청하고,종합 검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공군 관계자는 “폭우가 쏟아질 경우 전투기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조치하는 등 작전에 지장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작전지역 시설에 대해서는 국방부와 긴밀한 협의가 이뤄져야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배 sbho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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