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사 “지형·울타리로 이동 한계”
야생조류, 폐사체 접촉 후 이동
도래지 내 멧돼지 접촉 차단 시급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철원 민간인통제선에서 총기포획 작전을 벌인 엽사들은 야생 멧돼지 이동으로 인한 도내 접경지 전파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동부전선인 도내 접경지는 서부전선인 경기도와 달리 산악지형인데다 광범위하게 울타리가 설치돼 멧돼지 이동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

지난 22~24일 2차 총기포획이 이뤄진 민통선에서 포획활동을 벌인 김광훈 엽사는 “멧돼지들은 보통 4~5발의 실탄을 맞아야 죽고,사정거리 밖으로 도망가는 경우도 있어 포획이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멧돼지는 장거리 이동을 잘 하지 않고 민통선 내부에 설치된 펜스도 물리적으로 뚫기 어려워 이동이 어려워 보였다”고 말했다.민통선 내 곳곳에 매설된 지뢰도 멧돼지 이동을 막을 수 있다.실제로 철원 민통선에서 나온 6번째 ASF 감염 멧돼지 사체는 지난 16일 지뢰지대에서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멧돼지 이동에 의한 직접접인 전파와 달리 철새에 의한 간접전파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야생 조류나 설치류가 ASF에 걸린 멧돼지의 폐사체를 건드리거나 먹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정희 강원대 수의학과 교수는 “조류인플루엔자와 마찬가지로 ASF 바이러스와 접촉한 철새가 이동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며 “현재 철새가 북쪽에서 남하하는 과정에서 철원평야 등 철새도래지에 있는 멧돼지와 접촉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방역당국은 철원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반경 3㎞에 추가 차단벽 설치를 완료한 후 내달 7일 3차 민·군 합동포획 작전을 벌일 예정이다.앞선 2차 총기포획에서 잡힌 130마리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는 이달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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