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우 한국산림기술인교육원 교수·강원대 연구교수

▲ 박찬우 한국산림기술인교육원 교수·강원대 연구교수
▲ 박찬우 한국산림기술인교육원 교수·강원대 연구교수
요즘 일본과 사이가 안좋다.다시 지지 않기 위해서는 정확히 알아야 한다.

이 글은 일제가 조선의 신령나무(이하 신목)도 날조,탄압했다는 기막힌 사실을 알리기 위한 글이다.한국산림과학회지에 최근 발표한 논문을 요약해 전한다.

조선총독부는 1919년 ‘조선거수노수명목지’라는 책자를 발행했다.서언에는 조선의 거수노수명목의 보존을 위해 작성했다고 밝혔다.노거수 64수종 총 3170본의 목록이다.수종별 ①번호 ②소재지 ③소유자 ④지상 1.5m 주위 둘레길이 ⑤수고 ⑥수령 ⑦노거수 유형 ⑧고사·전설로 작성돼 있다.이중 신목으로 분류된 노거수에는 제사를 태만히 하면 신이 벌을 내린다는 고사·전설이 많았고 명목으로 분류된 노거수에는 식재자,식재이유 및 시기 관련 고사·전설이 많았다.

지금까지 별 비판 없이 인용되어 온 이 책자를 유심히 보면 신목이 명목보다 작고 왜소한 이상한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본수가 가장 많은 세 수종만 보자.

첫째 느티나무 959본 중 신목 420본의 평균 지상 1.5m 둘레길이 449cm,수령 292년인데 명목은 356본 575cm 349년이다.둘째 팽나무 451본 중 신목은 104본 355cm 250년인데 명목은 245본 433cm 278년이다.셋째 은행나무 344본 중 신목은 66본 493cm 399년인데 명목은 224본 578cm 436년이다.노거수 위계나 품격을 생각하면 더 크고 웅장해야 신성함이 느껴지는 신목이 될 수 있다.더 크고 웅장한 명목이 옆에 있으면 그 신목은 이미 신목이 아니다.일제는 조선의 신목을 날조,탄압한 것이다.

일제는 신목을 명목보다 왜소하게 하기 위해 조사된 전체 노거수 중 목록에 넣는 본을 고를 때 작은 크기의 신목을 선택했을 수도 있고,한 노거수에 고사·전설이 여러 개 있는 경우에는 작고 볼품없는 노거수는 신목에 어울리는 고사·전설을 선택하고 크고 웅장한 노거수는 명목에 적합한 고사·전설을 남기는 방법으로 왜곡했을 것이다.

일제는 신목 앞에서 동제(洞祭)를 지내는 조선인들에게 조선거수노수명목지를 보이며 ‘당신들은 이 노거수를 신목이라 여기고 제사 지내지만 우리가 전국 노거수를 전부 조사해보니 당신들 동네 나무는 큰 나무도 아니고 제사 지내지 않는 큰 나무가 더 많았다.이 나무를 신으로 여기고 제사 지내는 것은 동네 사람들의 미신’이라며 조선의 동제를 탄압했을 것이다.

그 증거로 제시하기 위해 조선거수노수명목지는 노거수를 수종별 소재지별로 배열하지 않고,수종별 지상 1.5m 주위 둘레길이 순으로 배열한 것이다.일제가 조선의 신목조차도 날조,탄압했다는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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