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출신 역도선수들이 본 평양
20∼27일 아시아 선수권 출전
시상 땐 북 관중 60명 자리 비워
평창올림픽 분위기와 크게 달라

▲ 지난 23일 양각도국제호텔에서 바라본 평양 시내에 안개가 끼어 있다.   연합뉴스
▲ 지난 23일 양각도국제호텔에서 바라본 평양 시내에 안개가 끼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틀어진 남북관계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 지시 뒤 더욱 꼬여가고 있다.이는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2019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 대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회를 마치고 29일 인천공항을 통해 돌아온 ‘포스트 장미란’ 이선미(강원도청) 선수와 황상운(태백 출신·한국체대) 선수는 평양에서의 일주일 동안 푸대접은 아니지만 편한 일정은 아니었다고 전했다.입국 수속부터 다른 국제대회와 달랐다.이 선수는 “북한에 입국 했을 때 입국심사가 다른 나라보다 긴 느낌을 받았다”며 “가방을 하나하나 검사했으며 옆에 있던 동료는 고기가 조금 들어간 라면을 뺏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평양에 도착한 역도선수들은 앞선 지난 15일 남북대결을 가진 축구대표팀처럼 휴대폰없이 호텔에서만 지내야 했다.황 선수는 “특별하게 통제를 하지 않았지만 머물렀던 숙소 밖의 분위기에 압도를 당해 돌아다니지는 못할 것 같아 귀국 전까진 숙소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경기장 내 관중들의 모습도 남북이 서로를 응원했던 1년 여 전 평창동계올림픽과 크게 달랐다.북한 관중 60여명은 한국 선수가 경기에 나서거나 시상을 할때 한꺼번에 자리를 비웠고,북한 선수 시상식 때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이 선수는 “원래 기록을 내면 박수를 쳐주기도 하는데 북한 선수들에게만 쳐줬다”며 “우리 선수가 출전했을 때 ‘화이팅’,‘잘해라’라고 응원을 보내자 북한 응원석에서 북한 선수를 더 큰 목소리로 응원했다.그래서 우리도 지고 싶지 않아 그보다 더 큰 목소리로 응원을 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보이지 않는 냉대 속에서도 남북 선수들은 우정을 다질 수 있었다.황 선수는 “시합이 끝나고 북한 선수가 먼저 시합이 어땠는지 물어봐서 잠시 대화를 이어갔다”며 “그런데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이 나와 대화하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북한 음식은 두 선수 입에 모두 맞았다.이 선수는 “음식은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아 맛있게 먹었다”며 “불고기,밥,빵 등이 종류별로 나와 골고루 먹었다”고 했다.황 선수는 “특별하게 맛있다고 생각하는 음식은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음식이 무난해 잘 먹었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 15개국에서 온 17세 이하 97명,20세 이하 120명이 경합을 벌인 이번 대회에서 이 선수와 황 선수는 주니어 여자 +87㎏급,주니어 남자 109㎏급에 출전,각각 금메달 3개씩을 획득하며 강원역도의 자존심을 세웠다.방봉현(강원체고)군과 이예림(원주여고)양은 각각 동메달 2개씩을 획득했다. 한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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