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중국 연변에 사는 지인이 북한 관광단을 모집하는 일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5박6일 일정으로 엔지공항 등을 통해 평양과 묘향산,그리고 금강산을 다녀오는 코스라고 했다.나도 갈 수 있냐는 물음에 당연히 중국사람만 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예상한 일이었지만,아쉬움을 떨칠 수는 없었다.

2008년 박왕자씨 피격사건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금강산 관광은 언제나 가능할 일이었다.적지 않은 국민들이 금강산의 비경을 즐기고 왔던 터라 당시로서는 금강산을 찾는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그리고 11년이라는 세월이 속절없이 흘렀다.이젠 언제 금강산 관광을 했었나 싶을 정도가 됐다.

금강산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근 발언으로 다시 사람들의 입길에 올랐다.김 위원장이 금강산 시설을 두고 “보기만 해도 너절한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고 했기 때문이다.지난해 평양선언에서 금강산 관광재개를 약속하고도 주변 국가의 눈치를 보며 주춤했던 정부로서는 곤혹스런 처지가 되고 말았다.금강산 관광 재개소식을 기다리던 강원도민들의 실망도 컸다.

그럼에도 정부는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지난 24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개인관광은 안보리 제재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국민의 관광은 결국은 우리 통일부 차원에서 그것을 허락할 것인지,안 허락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했다.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에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 이렇게 답한 것이다.

지난 21일,강원도민이 중심이 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1000만명 서명운동을 시작했다.캠페인을 주도하는 최윤 범강원도민운동본부 상임대표본부장은 “남북관계는 늘 우여곡절이 있는만큼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개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금강산 관광재개는 소극적으로 북미협상 결과를 기다리기 보다는 우리 국민과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으로 읽힌다.

미국이나 중국 등 주변국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 엄중한 현실이라고 하더라도 한반도 평화는 우리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다.당장 금강산을 가야하는 이유다.

천남수 사회조사연구소장 chonn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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