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아들이 말한다.아빠가 귀가할 때까지 잠안자고 기다려주는 것을 보면서 엄마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와 생각하니 아빠가 더 대단하다는 것이다.술자리를 하다보면 늦을 수도 있는데 안달하며 기다리는 엄마한테 맞춰주느라 아빠가 평생 얼마나 고생했겠느냐며 동정까지 곁들인다.제삼자의 눈으로는 선의로 보였던 것이 입장의 당사자가 되고보니 다른 면이 더 크게 보이나 보다.보는 눈과 느끼는 마음 그리고 호불호 또한 입장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는 것 당연하다.생각도 판단도 변화하면서 성장한다.

술이 깬 날 전날 추태가 상기되면 사람들은 흔히 ‘나는 내가 정말 싫어’라고 말한다.평소에는 아닌데 술 먹은 상황이면 표출되는 행동 그것을 성향이라한다.성향은 어떤 상황이 주어지면 행동하는 경향,즉 행위의 경향성 혹은 잠재된 가능성을 말한다.‘나한테도 이런 경향이 있었던 것이야’를 깨닫는 순간 스스로 놀란다.익숙한 것부터 아주 의외인 것까지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나의 성향이 내 속에서 아주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노래 가시나무의 가사처럼 내 속에 내가 많아도 너무 많다.

대학 글 ‘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는 ‘어떤 사람이나 사물이 마음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는 뜻이다.자기것인줄 미처 몰랐던 많은 성향 중에서 발전적인 성향은 바깥으로 끌어내 긍정적인 맥락이 되게하고 나쁜 성향은 발현되지 않도록 억제시켜야하는데 그럴려면 사물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이성적 안목과 감성적 동기가 있어야한다.

해마다 그해의 트렌드를 정리하고 내년 새트렌드를 예언하는 책을 써온 김난도교수가 2020년 핵심키워드로 ‘멀티 페르소나’를 꼽았다.다중적 자아라는 뜻의 멀티 페르소나는 개인이 상황에 맞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여 다른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을 뜻한다.즉 직장인 나와 퇴근 후 내가 다른 나일수 있음을 말한다.멀티 가능성중 최적의 능력이 발휘될 성향을 픽업해야하는 것,그것이 과제이자 자기개발의 관건이다.

조미현 교육출판국장 mihyunc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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