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국 전 법무부 장관으로 상징되는 ‘강남 좌파’와 비슷한 의미를 지닌 말을 프랑스에서는 ‘캐비어 좌파’라고 한다.미국에서는 ‘리무진 진보주의자’, 영국에서는 ‘샴페인 사회주의자’, 캐나다에서는 ‘구찌 사회주의자’등으로 불리운다.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서구 사회도 ‘삐딱한’ 시선을 느끼게 하는 단어들의 조합이다.

‘강남 좌파’라는 말의 의미는 부자이면서 학벌까지 좋은 사람들이 서민을 대변하면서 진보적 가치를 역설하는데서 유래했다.상류층에 속한 이들이 사회적 약자와 정치적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해 서민들의 지지를 받아 왔는데 ‘조국 사태’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사회적 정의와 공정성을 사회적 의제로 내세웠던 ‘강남 좌파’들과 ‘동질성’을 느끼던 서민들이 ‘조국 사태’를 보면서 그 믿음이 깨졌기 때문이다. 특히 조 전 장관의 딸을 비롯해 한영외고 학생들의 ’품앗이 인턴’은 서민들에게 ‘다가갈 수 없는 벽’과 ‘나와 다른 세계가 있구나’하는 커다란 좌절감을 안겨준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학벌 공화국’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상위 20% 정도에 해당하는 상류층 카르텔을 형성할 수 있는 이들이 말로는 정의와 공정성을 얘기하면서 실제 행동에서는 정의와 공정성을 파괴하는 ‘이중성’을 보여줘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춘천으로 좁혀보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지역내 상류층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 교수들이나 의사 등 전문가 집단들이 ‘강남 좌파’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춘천지역이 고교평준화되기 전 이들 중학생 자녀 가운데 일부가 서울 등으로 전학을 가는게 유행인 적이 있었다.소위 말하는 ‘명문고’에 진학하지 못하거나, 외고와 과학고 등으로 진학하기 위해서였다.일반 서민들이 외고 학생들의 ‘품앗이 인턴’을 몰랐던 것처럼 당시 지역에서 이같은 정보를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그래서 박탈감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다행일까 불행일까.

진종인 논설위원 whddls2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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