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소방헬기 추락 사망사고
“손자 이제 초교 1학년인데…”

“제발 살아 있기만을 바랬는데,이제 어찌해야 할지…”

독도 해상에서 발생한 소방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고 이종후(39) 부기장의 아버지 이모(66)씨는 목발을 짚어야 하는 불편한 몸이지만 아들이 탄 헬기가 추락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사고 현장을 향했다.이씨는 마음 속으로 “제발 살아만 있어 다오”라는 기도 섞인 말을 수없이 되풀이하며 힘겹게 현장에 도착했지만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아들만을 만날 수 밖에 없었다.4일 대구 동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대기실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무너져 내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간신히 정신을 차리는 것이 고작이었다.그는 “4년전 막내아들을 병으로 먼저 보냈는데…,이제 아들 둘 모두 다 잃었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더욱이 “손자가 이제 초교 1학년인데…”라는 말에 주위는 더욱 숙연해졌다.

2남 1녀를 둔 그는 이제 두 아들을 앞세운 슬픈 아버지로 한없이 눈물만 흘렸다.그의 장남인 고 이종후 부기장은 원주고 42회 졸업생이다.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한 뒤 공군에서 11년을 복무하며 나라를 위해 헌신했다.전역 후 민간 항공사에서 3년간 일한 아들이 2016년 10월 소방공무원이 돼 다시 나라를 위한 삶을 충실히 살아왔던 터라 아버지의 슬픔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고 이종후 부기장의 고교 지인들도 “어린시절부터 항상 성실하고 효심 가득했던 친구”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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