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가 부부관계 개선을 위해 했던 방송 ‘우리부부가 달라졌어요’에 자주 등장하는 레퍼토리가 있다.사과 한마디면 끝날 일인데 그 사과를 하지않아 관계가 악화된다고 한 쪽에서 말하면 다른 한 쪽에서는 나는 원래 사과 잘 못한다고 응수한다.그러면 상담 의사는 각자 잘못한 것을 적어오라고 시키고 그것에 근거해서 사과하는 방법을 알려준다.잘못에 대한 정확한 인지와 책임인정 재발방지약속 그리고 용서를 간청하는 표현이 담긴 사과여야 효과를 발휘한다고 강조한다.

사과의 유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제대로 된 사과이다.마음을 움직일수 없는 사과는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때로는 돌이길 수 없는 결과를 야기하기도한다.진실한 사과 테크닉중 몇개를 말하자면 ‘두루뭉술한 사과’와‘미안해 하지만’이라고 토를 다는 사과는 안된다.그리고 ‘만약 그랬다면 사과할게’라고 단서붙은 조건부 사과도 부적절하다.이런 경우들은 자기는 뭘 잘못했는지 모르지만 그냥 상대 요구에 맞추겠어의 오만함이 내포되어있는 까닭이다.

법적인 송사로 사과여부를 고민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사과는 갈등해결의 최적수단이니 사과는 패배자의 언어가 아니고 승리자의 언어이다.리더십에서 사과가 점점 더 각광받는 이유이다.오바마 대통령이 지금까지 추앙받는 대통령으로 각인되는데는 매우 빠르게 그리고 아주 적극적으로 진심을 담아했던 그의 사과가 한 몫했다.유명인의 사과일수록 힘이 실림은 물론 진솔함에 겸손함까지의 감동으로 이어져 신뢰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엊그제 손흥민이 상대선수 고메즈를 부상하게해 3경기 출장정지를 받았다.부상선수를 보는 순간 죄책감에 손흥민은 얼굴을 감싸쥐고 고통스러워했다.고메즈에 미안해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전해진다.누가 봐도 진솔한 사과를 진심으로 표현하고 있는 그의 표정과 행동에 사람들이 공감했다.6일 잉글랜드축구협회가 그의 출장정지를 철회했다.‘훌륭한 사과란 사과해야하는 사람이 피해자 혹은 대중에게 진심으로 연결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책 ‘쿨하게 사과하라’의 한 구절을 손흥민이 증명해보였다.위정자들이 곱새길 교훈이다.

조미현 교육출판국장 mihyunc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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