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희




무심히 넘겨보던

문인화 도록 속에



부끄러운 솜씨로

지그시 숨어 있던



아침을

화들짝 깨운

함박웃음 나팔꽃



억새처럼 흔들리고

하늘을 우러르고



날마다 숙제 풀 듯

자란자란 지켜 가며



한 생의

뒤란을 가꾸는

겨운 사랑, 한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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