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사회참여 발표대회

▲ 양양 현북중학교 학생들이 지난 9일 연세대에서 열린 열린 청소년 사회참여 발표대회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해 또한번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양양 현북중학교 학생들이 지난 9일 연세대에서 열린 열린 청소년 사회참여 발표대회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해 또한번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최 훈 기자] “시골동네 우리마을 교통문제를 우리 스스로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최근 학교를 졸업한 동문들의 도움으로 전교생이 해외에서 문화탐방을 진행해 화제를 모았던 양양 현북중학교 학생들이 또한번 ‘큰 일’을 쳐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도연,김영만,김태민,김태연,이재빈,조민영 등 현북중 3학년 학생들은 지난 9일 연세대에서 열린 청소년 사회참여 발표대회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지선)와 연세대(총장 김용학)가 매년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는 대회는 4~8명으로 구성된 전국의 청소년 ‘모둠’이 지역사회나 학교 등에서 발생한 문제를 조사한 후 공공정책 제안을 통해 해결방법을 제안하고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의 경우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총 104개 모둠, 520명의 청소년으로부터 사회참여 활동보고서를 접수해 예선심사를 거쳐 선정된 12개 모둠, 65명의 청소년이 본선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사회참여 활동을 발표했다.

▲ 농촌마을 시내버스 정류장은 노인들이 많이 타고 다니는 전동휠체어를 보관할 장소는 물론 쓰레기로 늘 가득했다.
▲ 농촌마을 시내버스 정류장은 노인들이 많이 타고 다니는 전동휠체어를 보관할 장소는 물론 쓰레기로 늘 가득했다.

이 가운데 현북중 학생들은 이번 대회에서 ‘우리마을(현북면) 교통약자를 배려한 행복한 시내버스 만들기’를 주제로 꼼꼼한 조사를 토대로 발표에 나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학생들의 문제인식은 마을에 하루 5번 밖에 버스가 오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배차 간격은 3시간, 막차는 4시 50분이고 그나마 버스가 올때마다 힘껏 손을 흔들어서 기사의 눈에 띄어야 탈 수 있다.학생들은 제시간에 버스타기를 ‘극한직업’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 농촌주민도 마땅히 누려야 할 대중교통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고 판단한 양양 현북중 학생들은 우선 교통약자의 시내버스 인색을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에 나섰다.
▲ 농촌주민도 마땅히 누려야 할 대중교통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고 판단한 양양 현북중 학생들은 우선 교통약자의 시내버스 인색을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에 나섰다.

긴 대기시간, 넓은 배차간격, 너무 이른 막차시간, 버스정류장의 열악한 환경 등은 농촌주민도 마땅히 누려야 할 복지를 전혀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특히 주로 승용차를 이용하는 중장년층에 비해 상대적 교통약자인 청소년과 노령층을 위해서는 시내버스 운행이 개선돼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한 것이다.

이에따라 학생들은 우선 버스정류장 환경 실태조사에 나섰다. 방치된 전동휠체어, 불법 배출된 생활 쓰레기, 금연마크가 부착되었음에도 여기저기 버려진 담배꽁초 등 온통 문제 투성이였다.

학생들은 이어 교통약자로 설정한 청소년과 노령층의 시내버스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역시 긴 대기시간, 열악한 시설의 정류장 등이 마을의 문제임을 확인했으며 군청과 대중교통정보 홈페이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시내버스의 문제점에 공감하고 있어 반드시 정책 제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 농촌지역 대중교통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학생들은 양양군청과 군의회를 방문, 정책제안서를 전달했다.
▲ 농촌지역 대중교통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학생들은 양양군청과 군의회를 방문, 정책제안서를 전달했다.

여러 방안으로 검토한 결과 벽지노선이 많고 이용객이 적은 양양군은 도내 다른 농촌지역과 마찬가지로 버스공영제 도입이라는 정책적 판단과 함께 자치단체에서는 전동휠체어 주차장, 온열의자, 눈·비 가림막 설치 등 버스정류장 시설개선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학생들은 양양군청에 정류장 및 버스 운행 개선을 촉구하는 청원을 제출한데 이어 양양군의회를 방문해 정책 제안서를 전달해 현재 인근지역에 계획돼 있는 농촌형교통모델 마을버스를 빠른시일 내에 확대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하지만 학생들의 활동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 학생들은 버스회사도 방문, 기사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를 부탁했다.
▲ 학생들은 버스회사도 방문, 기사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를 부탁했다.

자신들이 제안한 공공정책이 실현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 판단한 학생들은 본인들의 힘으로 지금 당장 바꿔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 정류장 환경개선 캠페인을 시작했다.

마을 버스정류장을 방문해 쓰레기통을 비우고 거미줄을 쓸어냈으며 방치된 의자와 거울 등 생활폐기물도 말끔하게 정리하는 등 환경개선네 나섰다.

또 시내버스 회사를 방문해 기사님들에게 교통약자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태연 학생은 “평소 사회에 관심이 많았지만 ‘어린 내가 뭘 할 수 있겠어’라고 생각하며 힘든 환경을 보고도 책임을 회피했다”며 “이번 사회참여 발표대회를 계기로 어른들에게 어려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 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최 훈 choihoon@kado.net

▲ 자신들이 제안한 공공정책이 실현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 판단한 학생들은 지금 당장 바꿔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 정류장 환경개선 캠페인을 시작했다.
▲ 자신들이 제안한 공공정책이 실현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 판단한 학생들은 지금 당장 바꿔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 정류장 환경개선 캠페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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