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산하




나도 나뭇가지들의 높이쯤에서 꽃 피우고 싶다

그곳이 온통 生인 것처럼 놀다가

어느 날 히말라야 설산에 가서 흐르는 구름이다가

얘아, 밥 먹어라 어미가 부르면

아무 일 없다는 듯 밥상머리 앉아 밥 한 술 뜨고

울음도 없이 비명도 없이 한 숨 달게 자고 일어나

나뭇가지 높이쯤에서 한들한들 흔들리고 싶다

흔들려도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어미에게 노래를 불러주다 꽃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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