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이 전한다.말 그대로 농사가 천하에 가장 근본이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농업의 중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고 시간이 지난다고 달라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절대 불변의 테마라는 이야기다.인류의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바탕이 농업이다.다른 대체 수단이 있을 수 없고 양보나 타협이 가능하지 않은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농업을 생명산업이라고 하는데,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생명처럼 소중하다는 뜻이다.

먹을거리가 흔해지고 굶는 것을 걱정 안 해도 되는 시대가 되면서 농업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농업과 농촌,농민의 문제를 예전처럼 절실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경지 면적이 줄어들고 농업에 대한 관심도 떨어지는데,앞으로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를 걱정하게 된다.어제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고 농업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어제오늘 각 지역별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나라는 백성을 근본으로 하고 백성은 먹는 것을 근본으로 하는데,농사는 먹고 입는 것(衣食)의 근본이다.국정에 있어서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조선시대 문신 하위지(河緯地·1412~1456)의 말이다.오래 전의 이야기이지만 오늘에도 그대로 통용되는 말이다.농업의 기반은 한 번 무너지면 다시 복원하기 어렵다.농업이 과연 국가정책의 어느 순위에 속해 있는지 의문이다.안보에는 만약이 없다고 한다.식량안보를 근시안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

다산 정약용(丁若鏞)은 이런 상소를 올렸다.“농사가 다른 일보다 못한 세 가지가 있다.대우가 선비만 못하고,이익이 상업만 못하고,편안하기가 공업만 못하다” 농업의 위상이 낮은 것을 걱정하고 개혁을 역설한 것이다.농업은 단기간 손익만으로 따질 수 없는 다양한 가치와 역할,의미가 있다.농업인의 날을 11월11일로 정한 것은 흙에서 나 흙으로 돌아가는 생명의 의미를 담은 흙토(土)를 풀어서 쓴(十一) 것이라 한다.흙과 농업의 의미를 성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김상수 논설실장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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