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에 이르러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 출생지인 메카(Mecca)의 공식 영어 표기를 ‘마카(Makkah)’로 변경했다.사우디 정부가 매년 수많은 순례자들이 찾고 있는 이슬람권 성지인 지명을 바꾼 것은 메카라는 말이 특정한 일에 대해 가장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있거나,혹은 특정한 일이 가장 번창하고 있는 곳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쓰이기 때문이다.사우디 정부로서는 성지가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이 탐탁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메카의 의미는 어떤 분야의 중심지로서 동경의 대상이 되는 곳을 이른다.대표적으로 평창을 우리나라 겨울스포츠 메카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평창은 2018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명실공히 세계적인 겨울스포츠의 메카로 발전했음은 물론이다.동시에 한반도 평화를 시작한 ‘평화의 메카’로도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16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2002년 9월,춘천에는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를 외치며 전국에서 지방분권운동을 펼치고 있는 학계와 시민단체,지역 언론계 대표들이 모였다.이들은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의제를 범국민운동으로 전개할 것을 결의하는 ‘지방분권 촉진을 위한 춘천선언’을 했다.춘천선언을 기점으로 지방분권국민운동단체가 결성됐다.그 후 ‘지방살리기 3법’의 제정을 통해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혁신도시 건설 등 지역의 자치와 혁신역량을 갖추는 기틀을 마련한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오늘(13일),‘자치분권 춘천선언 Again 2002’ 춘천서밋이 춘천시청에서 개최된다.이번 행사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초대 위원장이자 노무현 정부 정책실장을 지낸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좌장을 맡았다.우리나라 분권운동을 개척한 성 이사장은 한림대 교수로 춘천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이다.이외에도 김순은 자치분권위원장,안성호 한국행정연구원장 등 전국에서 분권운동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집결한다.

오늘은 제2의 자치분권 춘천선언을 하는 역사적인 자리다.춘천이 명실공히 자치분권의 메카로 거듭난다고 할 수 있다.

천남수 사회조사연구소장 chonn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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