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연간 주가전망, 실제 지수와 큰 차이

▲ 코스피가 16.83포인트 오른 2,140.92로 장을 마감한 12일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에 한창이다. 2019.11.12
▲ 코스피가 16.83포인트 오른 2,140.92로 장을 마감한 12일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에 한창이다. 2019.11.12

증권사들이 내놓은 주가 전망이 올해도 어김없이 빗나갔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1,909.71∼2,248.63(종가 기준) 사이에서 움직였다.

반면 지난해 말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 중 6곳의 리서치센터장이 연합뉴스의 설문조사에서 제시한 올해 코스피 등락 범위 평균치는 1,908∼2,380이었다.

올해 실제 지수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1,900선에서 지지된 덕분에 저점은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고점은 예상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3개사는 올해 코스피의 고점을 실제보다 6.73%가량 높은 2,400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조사 당시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가 대체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 전망하면서도 하반기에는 미중 무역 분쟁과 같은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해소되면서 증시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올해 코스피 등락률을 살펴보면 실제 증시 흐름은 오히려 ‘상고하저’에 가까웠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1월 한 달 동안 8.03% 뛰어오르며 올해 월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후 4월 16일에는 지수가 산출된 1980년 1월 4일 이후 역대 두 번째로 긴 13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가면서 연중 최고점(2,248.63)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한 7월 한 달간 지수는 4.98% 하락했고, 이어 8월에도 재차 2.80% 하락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한 8월 코스피는 2,000선을 내주고 그야말로 급락했다. 8월 7일(1,909.71)에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6년 2월 18일(1,908.84) 이후 3년 5개월여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코스피는 10월까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채 박스권에서 등락하다가 이달 들어서야 겨우 2,100선을 넘어섰다.

결국 올해 코스피는 2,400은커녕 2,300도 넘보지 못한 채로, 하반기 들어서는 그나마 2,200선조차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가 아직 한 달 반가량 남았지만 최근 코스피가 2,100선대 초반의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2,400 달성은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증권사 전망치가 빗나간 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매크로(거시 경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미중 무역 분쟁이 올해 상반기 정도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실제로는 하반기 들어 무역 분쟁이 재점화한 가운데 유럽 경기 둔화와 홍콩 시위 이슈 등의 문제가 오히려 더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내년에도 이와 유사한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사들이 또 내년 주가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지만 글로벌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메리츠종금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내년 코스피 등락 범위 상단으로 2,500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원 연구원은 “내년 증시는 대체로 올해보다 개선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대외 변수의 움직임에 따라서는 지수가 다시 ‘삐끗’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지금으로서는 확률이 낮긴 하지만 만일 미국이 12월에 대중국 관세를 부과할 경우 시장 변동성은 다시 확대될 것”이라고 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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