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작년보다 늘어 전체 지원자의 26%…입시전문가 “졸업생 강세 뚜렷할 것”

14일 치러지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는 수능 27년 역사상 가장 적은 총 54만8천734명이 지원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재학생 지원자가 대폭 줄어든 반면 졸업생 비율은 늘었는데 이런 변화가 표준점수나 등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4만6천190명 줄었다.

인구 감소 영향으로 재학생 지원자가 작년보다 5만4천87명 감소한 39만4천24명에 그쳤다. 재학생 지원자가 40만명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수능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 졸업생은 작년보다 6천789명 늘어나 14만2천271명이 지원했다. 전체 지원자의 25.9%로, 수능 지원자 네 명 중 한 명이 재수·삼수 또는 여러 번 수능을 치는 ‘n수생’인 것이다.

졸업생 지원자가 늘어난 이유로는 우선 올해 수능이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마지막 수능이라는 점이 꼽힌다.

2021학년도 수능부터는 수학 가형에서 기하가 빠지고 수학 나형에 삼각함수가 포함되는 등 출제범위가 달라진다. 2022학년도에는 국어·수학에 선택과목이 도입되는 등 시험 구조까지 달라진다.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비율이 2019학년도보다 소폭 늘어난 점도 졸업생 지원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지역 15개 주요 대학은 2020학년도 입시에서 수능 위주 전형으로 27.5%(1만4천261명)를 뽑는다. 2019학년도(25.1%·1만2천895명)보다 2.4%포인트 늘었다.

의대 선발 인원이 2019학년도에 전년보다 15% 이상 늘어났던 것이 올해 수능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재수생들이 원래 수능에서 강세를 보였는데 올해는 그런 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올해 입시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중이 역대 가장 커서 재학생들이 학종·내신에 투자하느라 수능 준비가 약했다”며 “수능 공부만 한 졸업생들이 올해 크게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대표는 “주요 대학 모집인원은 그대로인데 전체 학생 수가 줄어든 것은 상위권 재학생에게도 호재이지만, 상위권 재학생은 수시 합격으로 수능을 안 보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졸업생한테 더 유리한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소장도 “졸업생이 원래 수능에 강한데 올해는 더 약진할 것”이라며 “표준점수에는 별 영향이 없겠지만, 등급은 재학생이 0.2등급 정도 떨어질 거라고 봐야 한다”고 예상했다.

이 소장은 “재수생은 중상위권이 많으므로, 중위권 재학생들이 수능 최저등급 확보에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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