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빈




강이 되고 싶었던 그가

강 위에 줄 하나 내리고 있다

강물이 흐르는 걸 알게 되면

쉴 곳과 머물 곳마저

떠내려가고 만다는 걸 알고 있다

짙푸른 물줄기 거슬러 오를

튼튼한 부레 준비하지 못한 채

입질 뜸한 강가로

세찬 바람의 티끌들

불안을 내린다

아가미 꿰인 푸른 울음으로

비린 기억을 낚아 올릴 그에게

가지런히 매달려

한 박자 한 박자

음계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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