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이노베이션, 공유경제가 답하다]⑨ 운수기업 세루토,공유운송 플랫폼 ‘다이야쿠’로 시장 개척
일본 물류·운수기업 ‘세루토’
2017년 8월 물류판 ‘우버’ 탄생
수요-공급자 직접 연계 플랫폼
5~10㎞ 단거리 배송 수 압도적
시민들 잉여시간에 배달원 가능

▲ 다이야쿠는 온라인 시장과 경쟁하는 소매 자영업자들에게 새로운 배송 솔루션으로 역할하고 있다.
▲ 다이야쿠는 온라인 시장과 경쟁하는 소매 자영업자들에게 새로운 배송 솔루션으로 역할하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권소담 기자]2010년대 들어 일본 구직자들이 물류 분야 취업을 기피하며 화물 업계의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화물 운전수의 유효구인배율(구직자 대비 구인자 비율)은 2016년 기준 2.01배를 기록해 직업별 평균인 1.25배를 크게 웃돌았다.기존 운수업계가 침체되자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창업한지 30년이 넘은 물류·운수회사가 공유경제의 아이디어를 도입,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전통의 운수기업,공유경제로 혁신

1984년 설립돼 직원 302명,배송원 350명이 일하고 있는 35년 전통의 운수기업 세루토(SAROUTE)는 업계 변화에 발맞춰 공유경제의 아이디어를 물류 비즈니스에 접목,‘물류판 우버’를 탄생시켰다.2017년 8월 배송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다이야쿠(DIAq)를 개발해 도쿄 지역을 중심으로 일반인도 배송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다이야쿠는 Diagram과 Quality를 결합한 단어로 ‘당신을 대신해 배송하겠다’(代役)는 뜻도 포함됐다.화물주와 배달원을 직접 중개하는 플랫폼으로 화물주가 대상물건,중량 등 화물정보를 등록하면 근처에 있는 배달원의 요금 및 평가 정보가 표시되고 화물주가 이 정보를 토대로 위탁업자를 결정하고 배달을 의뢰한다.

일본 운수 업계에서 노동력 부족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온 문제였다.한동안 업계는 운전직의 은퇴와 고령화로 배송서비스의 발전 보다는 현상 유지에 주력해왔다.이런 분위기 속에서 세루토는 스마트폰 지도 어플리케이션과 GPS를 활용한 짧은 거리 배송에 주력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전문 배달원이 아닌 일반인의 간단한 서비스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시민들이 잉여시간을 활용해 운수 서비스에 참여,물류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소형 차량과 배기량 125cc이상의 중형 오토바이 운송자 등 기존의 소형 화물 운송업자뿐 아니라 자전거나 125cc 미만의 원동기가 부착된 자전거를 보유한 일반인도 다이야쿠에 등록이 가능하다.이 점에서 일반 시민이 자전거나 원동기를 이동할 경우 운송사업자 신고가 필요하지 않다는 실무적인 장점도 발현된다.


배송원 능력에 맞는 시장가격 수수료

배송과 관련된 수요자와 공급자를 직접 연계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별도로 배달원을 관리할 필요가 없어 수수료도 저렴하다.

플랫폼을 통해 양측의 중개가 성립되면 다이야쿠는 화물주가 배달원에게 지불하는 비용의 20%를 받는다.다이야쿠는 이를 수수료가 아닌 ‘시스템 이용료’로 규정하고 중개료를 통한 수입을 최소화했다.기존 배송 사업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40% 이상의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에,화물주 입장에서는 운수 비용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배달 요금이 낮아져 화물주도 만족하고 배달원도 잉여시간과 자원을 활용해 수입을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발생한다.

다이야쿠는 화물주가 배달원을 선택하면 배달원이 운송비를 결정하는 방식이다.이를 통해 배달원 개인의 능력에 적합한 개별 가격을 형성할 수 있게 됐다.높은 평가를 받는 배달원은 배송 수주가 쉬워지고 시장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다.이를 통해 전문적인 직원 교육 없이도 화물주의 선택을 받기 위해 배달원 스스로 서비스 능력을 높이기 위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일반인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우버이츠의 경우 업체가 배달원을 지정하고 배송료를 결정하는 방식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단거리를 신속·안전하게,틈새 공략

세루토의 기존 배송서비스와 다이야쿠의 주이용객은 대상층이 다르다.다이야쿠는 이 점을 공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다이야쿠의 주요 이용객은 주로 고급 도시락을 배송하거나 렌탈 기기의 주문하는 사람 등이다.예를 들면 출장으로 일본에 방문한 외국인이 체류 중 사용한 핸드폰과 유심카드를 반납하기 위해 다이야쿠 배송을 이용한다.일반 택배를 이용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불가능한 서비스다.다이야쿠를 이용하는 화물주들이 가장 많이 의뢰하는 배송 구간은 5∼10㎞의 단거리가 압도적이다.

세루토의 기존 고객은 법인이 90% 이상이고 이들의 니즈에 맞춰 전문성을 살리고 서비스를 발전해나갔다.전문성을 중시한 기존의 강점과는 별개로 다이야쿠는 누구나 쉽게 서비스를 이용하고 또 서비스 제공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세루토의 기존 퀵서비스는 1㎞ 운송비가 1500엔(1만6000원) 수준이지만 다이아쿠를 이용하면 1㎞에 평균 800엔으로 이후 거리당 추가 요금이 발생하는 구조다.

단거리,신속성을 바탕으로 한 배송 서비스이지만 안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다.배송원은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또는 ‘몇 시까지 가겠습니다’와 같은 메세지를 사용할 수 없다.이 점에 시장의 호응도가 높아지자 올해 6월부터는 오사카와 요코하마에도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또 온라인시장을 상대로 경쟁하는 소매업자를 주요 서비스 대상으로 설정,이들에게 당일 배송 솔루션을 제안해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세루토에서 다이야쿠 운영을 전담하는 타무라 유리(田村 友里) 주임은 “운수업계에서 공유경제 아이디어를 도입해 새로운 형태의 수익구조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이동 시간을 의미있게 활용해 경제적 수익으로 전환하는 구조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권소담 kwonsd@kado.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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