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혁신의 기업 현장을 가다]횡성 ‘서울에프엔비’ 성공신화 열쇠는?
수준 높은 복지제도·노사문화
10여년만에 1000억원 매출성과
직장내 어린이집 직원 무료운영
출산장려·효도 지원금 등 지급
인근 축산농가 상생·친환경 경영


[강원도민일보 권소담 기자]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대한민국이 GDP 기준 세계 10위권의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산업 역군’으로 불렸던 하루 15시간,주 100시간씩 일했던 노동자들이 있었다.한때 경제 발전의 논리 속에 외면됐던 ‘인간다울 권리’,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일과 생활의 균형’은 이제 국민들의 일상에 당연한 가치로 녹아들었다.모두가 앞만 보고 달려가는 대한민국에서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행복과 회사 발전을 동일시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꿈꾸며 이웃에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기업이 강원도에 있다.횡성 공근면에 위치한 유가공제조업체 서울에프엔비다.


직원의 워라밸은 곧 회사의 경쟁력

서울에프엔비(대표 오덕근)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품질관리 시스템에 더해 수준 높은 복지제도와 유연한 노사문화를 바탕으로 갈수록 사세가 성장하는 강원 향토기업이다.2008년 횡성에 처음 자리 잡을 때 함께했던 직원은 23명이었지만 이제는 종업원 349명을 둔 견실한 중소기업이 됐다.지난해 연매출 1050억원을 기록하며 꿈의 1000억원 매출 성과를 돌파했으며 미국,캐나다,호주,말레이시아,대만 등으로 수출 판로를 확대,수출액 400만달러(47억원)를 넘어서는 등 세계 시장으로 활동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될 정도로 철저한 품질관리 및 기술력을 갖춘데다 이 놀라운 성장세의 밑바탕에는 ‘행복한 직원들’의 힘이 있었다.2014년부터 임직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직장내 어린이집 ‘이안애’는 직원들이 마음놓고 자녀들을 양육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다.근로복지공단 산업단지형 어린이집을 유치해 연간 3억원의 운영 비용을 서울에프엔비에서 부담하고 있다.

박선정(36) 서울에프엔비 품질보증팀 부장은 매일 김하진(5)·동욱(2) 두 아들과 함께 회사로 출근한다.박 부장은 “직장 가까이에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든든하다”며 “안정감 속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근무할 수 있어 업무 효율도 높다”고 말했다.

회사 차원의 파격적인 출산 장려 지원금은 직원들 사이에서도 화두다.첫째 80만원,둘째 530만원,셋째 1530만원을 책정해 출산을 장려하고 있으며 3명 이상 자녀가 있는 직원에게는 다둥이 보육비로 월 25만원이 지급된다.운동선수 자녀를 둔 경우에는 특별 지원 수당을 월 최대 30만원,부모를 모시는 직원에게도 월 최대 30만원의 효도지원금을 수당으로 지급한다.

서울에프엔비의 슬로건은 ‘최고의 품질은 나로부터’다.그리고 직원들이 최고의 품질을 생산해낼 수 있도록 편안한 근무 환경과 최고의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회사의 몫이다.일·가정 양립을 통해 직원들이 행복해야 회사 업무도 즐거워지고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품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오덕근 대표의 가치관에서 출발한 생각이다.

환경과 지역을 생각하는 책임감

서울에프엔비의 기업 정신에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꿈꾸는 오덕근 대표의 경영 철학이 녹아있다.지역의 축산농가와 상생협력을 위한 계약을 맺고 횡성,홍천 등 인근 목장에서 일평균 6t의 원유를 공급받고 있다.지역에서 생산된 원유는 서울에프엔비의 유가공제품의 원료로 활용된다.

지난 9월 서울에프엔비는 지역 내 사회공헌과 기부문화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사회복지의날 기념식에서 제8회 강원도 사회공헌장을 수상했다.아동복지시설을 중심으로 사회 환원에 힘을 쏟고 있어 올해 GTI 국제무역투자박람회에 참여해 얻은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원주 아동복지시설 성애원에 전달하기도 했다.

제품 공정 과정에서 생기는 열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등 친환경 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유가공 제품을 고온살균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온수를 저장,이안애 어린이집의 난방과 실내 수영장 운영에 활용한다.

오덕근 서울에프엔비 대표는 “직원이 행복해야 최고의 품질,최고의 제품이 만들어진다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일가정 양립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를 지키면서 지역사회와 소비자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모범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권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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