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


밤새 등 하나 매달고

누굴 기다렸지만 허사였다

목대를 올리고

밤새 불렀지만 허사였다



기다리는 사람은 오지 않고

웬 낯선 사내의 거친 손이 내 허리를 부여잡고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그도 이 밤에 하나의 전봇대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

자네 한 잔, 나 한잔

잔이 비어가며

취한 몸 비척일 무렵

멀리서 새벽이 꿈틀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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