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시내버스 노선개편-1. 허술했던 개편준비
지선·간선버스 수요 예측 실패
관련 용역업체 개편 경험 전무
기존노선 재수정 등 취지 무색

[강원도민일보 오세현 기자] 춘천시가 56년만에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단행한 지 오늘로 2주째를 맞지만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마을버스와 시내버스 간 환승체제는 시민 편의를 고려하지 못했고 홍보 부족으로 시민들은 엉뚱한 곳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일이 빈번했다.시내버스 노선개편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


1. 허술했던 개편 준비

노선 개편의 핵심은 환승체제 구축과 간선·지선노선 구분이다.시는 노선 개편으로 중앙로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외곽지역 운행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려 했다.이를 위해 환승시스템을 도입,노선을 마을버스와 간선,지선으로 구분했다.마을버스는 마을을 순회한 뒤 중앙시장으로 올 수 있어 편리하고 간선노선 덕분에 시민들이 원하는 곳을 빠르게 갈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마을버스가 마을에서 환승센터만 들리고 중앙시장으로 바로 오다 보니 그 중간에 정차해야 하는 시민은 환승센터나 중앙시장에 내려 지선버스를 타고 다시 오던 방향으로 돌아가야 했고 수요 예측 실패로 간선버스는 빈 버스로 돌아다니기 일쑤였다.반면 지선버스는 콩나물 시루가 됐다.배차시간도 맞지 않아 등교,출근시간 때 마다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 같은 혼란은 추진 단계부터 예상됐던 결과다.시는 개편 초기 1억원을 들여 용역을 추진했다.하지만 해당 업체는 교통카드 이용실태 분석과 노선별 수요 행태 분석에 집중,정작 춘천에 환승시스템이 필요한 이유와 환승시스템을 도입할 때 고려해야 할 점 등에 대해서는 깊게 다루지 않았다.노선개편도 빠져 있었다.해당 용역업체가 시내버스 노선 개편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도 문제다.해당 용역업체는 입찰과정에서는 4순위였지만 적격심사를 통과해 용역을 수행했다.

시내버스 개편 TF팀 A위원은 “용역 결과에서 노선개편에 반영할 만한 방안이 없었다”며 “큰 방향은 시가 정했다”고 했다.시 역시 용역이 노선개편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이에대해 용역업체 관계자는 “중앙로 집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했고 내년 1월까지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최종보고서에는 사후 모니터링 결과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반 세기만에 이뤄진 노선개편이지만 시는 전체적인 시뮬레이션 한 번 진행하지 않았다.11월 초 열흘 정도의 시범운행이 전부였다.TF팀 차원에서 환승시스템이 지역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고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결과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결국 시는 2주만에 일부 간선노선 버스를 지선노선에 투입하고 애막골에서 퇴계동을 거쳤던 기존 노선도 다시 만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중앙시장까지 바로 오겠다던 마을버스는 이미 일부 정류장에 하차,개편 취지가 무색해졌다. 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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